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KBS 수신료






프랑스 국민은 올해부터 프랑스 텔레비지옹 등 공영방송의 수신료를 내지 않는다. 의회가 지난해 8월 공영방송 수신료 폐지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인터넷·스마트폰 시대에 TV 보유를 기준으로 수신료를 주민세와 통합해 강제 징수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여론이 형성된 영향이 컸다. 프랑스 정부가 2025년까지 37억 유로(약 5조 1700억 원)를 지원하되 공영방송은 자금 조달을 위해 민영화 등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영국도 BBC의 수신료를 2024년까지 동결한 후 2028년부터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벨기에·루마니아·북마케도니아 등에서도 TV 수신료 폐지 움직임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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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전기료와 통합 징수해온 한국방송공사(KBS)의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라고 대통령실이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권고했다. 수신료 징수의 근거는 방송법에 있지만 통합 징수의 근거는 방송법 시행령에 규정돼 있으므로 이르면 하반기 중 분리 징수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국민제안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TV 수신료 통합 징수 개선 투표에서 투표자의 96.5%가 개선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토론 과정에서는 공정성, 방만 경영 등의 문제가 지적됐고 이에 따른 수신료 폐지 의견이 가장 많이 제기됐다.

사실 KBS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기간에 KBS1 라디오 프로그램 5곳에 나온 출연진 131명(중복 출연 포함) 중 야권 성향의 인사가 여권 성향의 인사보다 7배 많았다는 모니터링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구조 조정 없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KBS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 135만 원에 달했다. KBS 수신료 분리 징수는 불가피해지고 있다. 공영방송 KBS가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고 보도의 공정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수신료 폐지’라는 더 거센 파도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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