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전 제품군에 애플 자체 시스템온칩(SoC)인 애플실리콘을 탑재하면서 이른바 ‘애플실리콘 로드맵’을 완성했다. 2020년 11월 첫 SoC인 M1을 공개한 지 2년 반 만에 모든 제품군을 ‘메이드 인 애플실리콘’으로 탈바꿈하며 독자 노선을 확고히 했다는 평가다.
5일(현지 시간) 애플은 미국 실리콘밸리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3’을 열고 자체 SoC ‘M2 울트라’를 공개했다. 지난해 6월 WWDC에서 M2를 공개한 지 1년 만에 M2 울트라를 선보이며 M2 시리즈를 완성한 것이다. 이 칩은 전작인 M1 울트라보다 성능이 20% 빠르고 뉴럴 엔진 성능은 40% 향상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기반이 되는 트랜스포머 모델 등을 처리할 수 있어 기계학습(머신러닝)에 장점이 많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특히 8K 프로레스 영상을 22개까지 재생이 가능해 전문가의 크리에이티브 경험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M2 울트라는 애플 데스크톱인 맥 스튜디오와 워크스테이션 맥 프로에 각각 탑재된다. 이로써 애플의 전 제품 라인업이 애플실리콘으로 구동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맥 프로의 경우 애플 자체 칩 대신 인텔 칩을 탑재했다. 애플 측은 기존에 인텔 칩이 내장된 맥 프로 이용자에게는 대규모 성능 업데이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2020년 11월 첫 SoC인 M1을 맥북 에어와 13인치 맥북 프로에 탑재한 후 1년 만인 2021년 11월 M1 프로·맥스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해 3월 M1 맥스의 2배의 성능을 자랑하는 M1 울트라를 소개했다.
자체 SoC M2를 탑재한 맥북 에어 15도 공개했다. 11.5㎜로 전 세계 15인치 노트북 중 가장 얇은 수준에 무게가 약 1.5㎏으로 휴대성을 대폭 높였다. 동시에 M2 탑재로 인텔 기반 맥북 에어에 비해 12배 성능이 빨라졌다고 애플은 주장했다.
인텔 주가는 이날 애플실리콘 로드맵 완성 소식에 칩 수요 둔화 우려로 4%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