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역시 삼성" 희귀질환 첫 도전, 유럽학회도 호평

■삼성바이오에피스, 8~11일 유럽혈액학회서 '에피스클리' 홍보

창사 이래 최초 단독부스 마련

연매출 5조 바이오시밀러 전시

솔리리스 시밀러 세계 2호 허가

경쟁사보다 임상기간 1년 단축

"단기간 시장 선도한 이유 알듯"

현지 의사들 관심·호응 이어져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혈액학회(EHA) 2023’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전시 부스를 찾은 참석자들이 관계자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안경진 기자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혈액학회(EHA) 2023’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전시 부스를 찾은 참석자들이 관계자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안경진 기자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편견요? 유럽에서 그런 의사는 없을 겁니다. 오히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언제, 얼마에 발매될지 궁금해하는 의사들이 많죠.”



8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혈액학회(EHA) 2023’에서 만난 레지스 퓨포 데 라투어(Regis Pecfault de latour) 프랑스 세인트루이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희귀질환 분야에 처음 도전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경쟁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다른 어떤 약보다 바이오시밀러가 필요하지만 개발 난이도가 높아 다들 꺼려했던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어 글로벌 공룡기업인 암젠보다 1년 1개월 가량 임상 기간을 단축시킨 데서 삼성의 저력을 실감했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그룹이 에피스클리 허가를 통해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바이오시밀러 본연의 역할을 실현했다고 본다”며 “단시간에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회사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EHA 2023 기간 중 단독 전시부스를 차리고 희귀질환 분야 첫 제품인 ‘에피스클리’ 홍보에 힘을 쏟았다. 2012년 설립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기업 홍보가 아니라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를 앞세워 국제 행사에서 단독 전시부스를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혈액질환 분야 유럽 최대 규모의 학술행사인 EHA 2023에는 세계 각국에서 1만 8000명 이상의 임상전문가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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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스클리는 미국 바이오기업 알렉시온(현 아스트라제네카)이 개발해 작년 한해 동안 5조 원(약 37억 6200만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다. 지난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며 암젠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로 이름을 올렸다. 솔리리스는 이미 유럽 특허가 지난 2020년 4월 만료됐다. 사실상 유럽 판매를 가로막는 허들이 사라진 셈이다.

박상진(오른쪽 두번째)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이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혈액학회(EHA) 2023’에서 전시 부스를 찾은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안경진 기자박상진(오른쪽 두번째)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이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혈액학회(EHA) 2023’에서 전시 부스를 찾은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안경진 기자


노바티스, 얀센,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들 사이에 자리잡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스는 에피스클리에 관심을 갖는 유럽 의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에피스클리의 오리지널 제품인 솔리리스는 바이알(0.3g/30ml)당 표시가격(list price)이 약 513만 원이다. 성인 PNH 환자가 처방받을 경우 한해 약값만 4억 원 가량이 소요된다. 한 때 ‘세상에서 가장 비싼 약’이라고 불렸던 솔리리스는 유럽 허가 이후 16년이 지난 지금도 가격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한국과 유사하게 정부 재정으로 PNH 환자들의 약값을 지원하는 유럽에서는 발매 전부터 에피스클리 가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스웨덴 정부는 이미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면 처방을 바꾸라고 권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허가에 성공한 회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암젠 두 곳 뿐이다. 질환 유병률이 100만 명에 15명 꼴로 희귀하다 보니 환자 모집이 어렵고 개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개발에 뛰어든 회사가 적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암젠보다 한발 늦게 임상시험에 착수했지만 2년 2개월만에 임상 3상을 마치면서 암젠과 1개월 차이로 제품 허가를 받았다. 경쟁제품(베켐브)과 달리 솔비톨(sorbitol)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솔비톨은 바이오의약품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지만 과당불내증 환자에게 투여가 금지된 물질이다. 과당불내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영유아도 투여 금기 대상이다. 실제 부스를 찾은 참석자들은 에피스클리가 ‘솔비톨 프리(sorbitol-free)’ 제품이라는 문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 에피스클리의 유럽 출시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 3상에 이어 추가 분석연구를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고품질 바이오의약품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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