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한국의 수산물 방사능 검사 속도가 유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돼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양식장과 전국의 위·공판장 등 생산단계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담당하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분석 장비로 이뤄지는 방사능 실험 자체는 3시간이면 완료된다.
방사능 분석기에 넣을 시료 형태로 수산물을 전처리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더라도 평균 4시간 이내에는 분석이 가능하다.
문제는 검사 전 시료를 채취하고, 방사능 측정 장비가 있는 곳까지 배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시료 수거와 배달, 검사 등 절차에 최대 5일이 걸릴 수도 있어서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해당 수산물은 이미 국민 식탁에 오른 뒤여서 사후약방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전국 14개 지원 중 방사능 검사 장비가 있는 곳은 부산(5대)과 인천(4곳) 2곳뿐이다.
다시 말해, 장비가 없는 지역에서 채취된 수산물 시료는 부산이나 인천으로 가져가야만 검사가 가능하다.
만약 제주수협에서 위판되는 갈치 시료를 검사하려면 이를 부산으로 보내야 하는데, 시료를 냉동 처리해 아이스박스 포장을 하고 택배를 보내는 데 이미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수거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한꺼번에 하는 경우도 있어 시간이 더 걸리고, 검사에서 분석 수치가 이상할 경우 재실험이 진행되기도 해 수거부터 검사 결과 확정까지 길게는 5일이 걸릴 때도 있다.
실제로 주요 산지 어시장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방사능 검사 정보를 보면, 수산물 검사 시료 확보하고 며칠이 지난 후에야 검사 결과를 공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수부는 이달 말까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여수, 제주, 목표 지원 3곳에도 검사 장비를 추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사능 검사가 늦어지는 사이 연근해 수산물은 하루면 전국 각지로 유통되어 버린다.
전국 산지 위판장에는 야간에 조업 배들이 들어와 고기를 풀어놓는데, 밤새워 경매를 위한 진열 작업을 하고 새벽 경매가 끝나면 도소매업자에게 넘어간다.
수산업계 한 관계자는 "가공 수산물이야 상관없겠지만 생물 거래는 시간에 따라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기다려 유통할 수는 없다"면서 "전국 주요 산지 시장이 있는 곳에 방사능 실험 장비를 촘촘하게 갖춰놔 시료 이동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야간에 배가 당도했을 때 공무원을 바로 투입돼 시료를 채취하고 밤새워 분석한 뒤 경매전 결과를 내놓는 시스템이 돼야 시민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수산업계 관계자는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에 간이 검사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하는데 간이 검사가 얼마나 정확하냐에 따라 현장에서 쓸 수 있는지가 판가름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현재 방사능 검사 속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방사능 검사에 최대 5일 정도가 걸리는 점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면서 "유통 속도에 맞게 신속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국민 불안을 잠재우는 핵심이라고 생각해 이를 정책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며 속도 개선 외에도 국민 불안을 잠재울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