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美물가 4% 올라 2년來 최저…이달 금리동결 무게

예상치 근접…기대인플레도 4.1%

선물 시장서 동결확률 94% 기록

연준 비둘기파에 완화 명분 제공

亞증시 상승세…日 33년來 최고

AP연합뉴스AP연합뉴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에 근접한 4.0%를 기록했다. 미국인의 단기 인플레이션 전망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 미국이 이달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대비)은 4.0%로 시장의 예상(4.0~4.1%)과 부합했다. 4월의 4.9%에 비해서는 크게 둔화했다.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하며 이전치(0.4%)를 밑돌았고 예상치(0.1%)와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해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3% 올랐다. 4월의 5.5%에서 상승 폭이 줄었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해 4월과 동률을 이뤘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지난해 5월 물가가 워낙 급등했기 때문에 그때와 비교한 올해 5월 수치는 역(逆)기저 효과로 인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지난해 5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8.6%에 달했다. 지난달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도 하락해 미국 물가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의 단기 인플레이션 전망도 둔화했다. 전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4.1%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물가가 본격적으로 급등하기 시작한 2021년 5월 이후 정확히 2년 만에 최저치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2%)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소폭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3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 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2.7%로 전월보다 각각 0.1%포인트씩 올랐다. 특히 미국인들은 집값과 관련해 1년 뒤 2.6% 오를 것으로 내다봐 4월 수치(2.5%)보다 상승 폭을 높였다. 집값 상승 전망치는 4개월 연속 올라가고 있다. 근로자의 임금 상승 기대는 다소 약화됐다. 응답자들은 1년 후 소득이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월까지는 5개월 연속 3.0%로 조사됐지만 이번에 소폭 내렸다. 1년 후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한다는 응답은 10.9%로 전월보다 1.3%포인트 낮아져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이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연준이 이달 금리 인상을 한 차례 건너뛸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5월 물가지표가 발표된 직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이달 금리 동결 전망은 94.2%로 0.25%포인트 인상 전망(5.9%)을 앞섰다. 연준은 10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금리 상단을 지난해 3월 0.25%에서 지난달 5.25%로 끌어올린 상태이며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년 동기 대비 CPI 상승률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연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인사) 등에게 소재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며 13일 아시아 증시는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8% 급등한 3만 3018.65로 장을 마치며 3만 3000선을 돌파해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홍콩·태국·인도 증시 등도 0.5% 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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