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단독] '부릉' 창업자, 이커머스 '로칼'로 새 출발

5월 신규 법인 설립해 재기 모색

5억~10억 규모 투자 유치 나서

유정범은 "사업 계획 수립 중"





유정범 전 부릉(옛 메쉬코리아) 이사회 의장(사진)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재기를 모색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1월 부릉 이사회에서 해임된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유정범 전 의장은 신규 법인을 통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도·소매 관련 사업 추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 전 의장은 최근 이커머스 법인 '로칼(LOEKAL)'을 설립하고 5억 원~1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로칼의 설립 자본금은 1000만 원이며,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유 전 의장과 그의 특수관계인이 각각 사내이사와 감사로 올라있다.



유 전 의장은 로칼을 설립하면서 서초세무서에 업태를 도매 및 소매업으로 등록했다. 로칼의 등기부등본 상 사업 목적에는 △용달 화물 운송업 △배달 운송업 △택배업 △화물 운송 중개 서비스 등 물류 관련 내용을 대거 추가하기도 했다. 향후 이커머스뿐 아니라 사업 다각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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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의장은 올해 1월 김형설 부릉 대표 등 사내이사진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부릉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 이후 부릉은 유 전 의장에 횡령·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당시 부릉은 차입금 상환 압박 등 심각한 자금난에 더해 경영권 분쟁도 겪고 있었다. 경영권 매각을 반대하던 유 전 의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자연스레 부릉의 경영권은 hy로 넘어가게 됐다.

IB업계와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빠른 유 전 의장의 복귀 시기에 대해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아직 부릉 시절 제기된 횡령·배임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적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과 투자 유치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릉 내부 정보와 사업 노하우를 알고 있는 창업자가 다시 업계 복귀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hy에서는 불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장은 신규 사업 추진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 로칼의 사업 계획에 대해 정해진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 전 의장은 "법인 설립을 완료한 것은 맞지만 물류업을 추진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며 "온라인 도소매업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구체적인 신규 사업 모델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컬럼비아대학교 재정경제학과를 졸업한 유 전 의장은 2013년 부릉을 창업하고, 국내를 대표하는 배달 대행 플랫폼 기업으로 키워냈다. 부릉은 한때 기업가치가 8000억 원에 달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 등극을 눈앞에 뒀지만, 유동성이 급격하게 줄면서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었다.


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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