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 논란을 촉발한 역술인 천공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찾은 한산모시문화제를 바로 다음 날 공개 방문했다. 이 자리에 서천군수와 경찰 간부까지 천공을 영접한 사실이 알려져 뒷말이 나오고 있다.
13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지난 9일 김 여사가 서천 한산면에서 열린 한산모시문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데 이어 10일 천공 역시 행사장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천공은 김기웅 서천군수, 김성관 부군수, 서천경찰서 관계자 등을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을 보도이재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모시 애호가인 천공이 한산모시문화제를 찾은 건 액면 그대로 보면 문제가 될 건 없다”면서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천공을 김 군수가 직접 만난 게 문제가 되고 있는 같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인물과 공인이 군의 공식 행사에서 만난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김 군수는 해명에 나섰다. 그는 “천공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고 그런 일(서천 방문 보도)이 있고 나서 그분이 누구인지 알았다"며 "지역 주민이 '천공이란 분이 왔는데 차 한잔해도 될까요'라고 묻길래 (천공을 만나) 차를 한잔한 것이다. 그 전에는 현장을 지휘하고 있었다.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매체를 통해 밝혔다.
이어 "알고 보니 천공과 (내가) 연배도 비슷해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눴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천공이 모시에 관심이 많고 지난 10년 동안 서천을 방문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기자는 서천군수가 ‘누군지도 모르고 천공을 만났다’는 해명 자체도 납득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역 행사에서 지휘하느라고 바쁘신 군수님이 지역 주민을 만나서 차 한 잔 할 수 있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마주쳤더라도 인사만 간단히 하고 현장에서 지나치는 게 일반적이다. 사전에 면담 요청을 해야 만날 수 있는 분이라 석연치 않은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에 따르면 논란의 인물이 지자체장 영접까지 받는 모습을 지역 사회에서 납득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한편 천공의 관저 개입설은 지난해 12월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에 천공이 다녀갔다고 주장하면서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지난 2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해 4월 남영신 당시 육군총장에게서 '천공이 대통령직인수위 고위 관계자와 함께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에 있는 육군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히며 더욱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출입기록 등에서 천공이 국방부 영내 육군사무소를 출입한 증거를 찾지 못했고 수십 차례 소환에도 응하지 않았다며 서면조사로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