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김성호(33)가 ‘세계 최고 성악 콩쿠르’ 대회로 꼽히는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23'에서 가곡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영국 BBC방송이 생중계하는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는 1983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세인트 데이비드 홀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대회다.
세인트 데이비드 홀에서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아리아 부문과 가곡 부문에서 우승자를 가린다. 한국인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바리톤 노대산(1999년·가곡), 베이스 박종민(2015년·가곡), 바리톤 김기훈(2021년·아리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지난 17일 최종 5인이 진출한 결선에서 김성호는 랠프 본 윌리엄스의 'Let Beauty Awake',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의 'Mit Myrten und Rosen',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Do not sing, my beauty', 김성태의 '동심초' 등을 불렀다.
특히 김성호는 꽃이 수놓인 한국의 전통 두루마기를 입고 결선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그의 복장은 현지에서도 화제가 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김성호가 착용한 회색 두루마기에 그려진 대나무, 매화, 두루미 등의 문양을 확대해서 찍은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우승자로 호명된 김성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거리며 "감사하다. 기대 못 했다"고 말했다. 또 "네 곡이 무대에서 불러본 적이 없는 곡들이라 매일 2~3시간만 자면서 연습했다. 정말 힘든 도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8년 한스 가보르 벨베데레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20~21시즌 독일 도르트문트 오페라의 앙상블 멤버로 합류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