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홍콩증시에서도 일부 종목에 한해 위안화를 통해 직접 거래가 가능해졌다. 그동안 중국본토 투자자들은 위안화를 홍콩달러로 바꾼 후 거래해야 했는데, 이에 따른 불편과 환 리스크 등의 우려가 조금이나마 사라진 것이다. 자국 내 자본 시장 확대를 지향하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조치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위상을 제고하려는 목적도 있다. 홍콩증시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가 최근 극심한 거래 부진을 겪고 있는 홍콩증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이날부터 ‘홍콩달러-위안화 이중 통화 거래창구’의 운영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주식을 거래할 때 홍콩달러, 위안화 2개의 거래 창구가 설치되며 투자자들은 2개의 통화를 이용해 각각 거래가 가능해졌다. 당장은 위안화로 거래할 수 있는 종목 수가 한정적이며, 이용 가능한 투자자도 시장조성자와 홍콩 투자자, 해외 투자자들로 제한적이지만 향후 추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조치가 홍콩증시에 상당한 가능성을 안겨줄 것으로 시장 안팎에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환 리스크를 최소화함으로써 투자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고 위안화 위상도 국제적으로 공고히 할 수 있다”며 “새로운 자본이 유입되는 만큼 증시에도 새로운 기폭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조치에 따라 홍콩증시에서 위안화 거래가 가능한 종목은 텐센트·차이나모바일·알리바바 등 24개다. 그 수는 적지만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도합 1조9000억 달러로 홍콩증시 전체 시총의 3분의1 이상으로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딩웬지 차이나자산관리 투자전략가는 “포트폴리오가 환율 리스크에 노출되는 걸 좋아하는 투자자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 덕에 위안화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고, 투자자를 더 많이 유치하고 시장 회전율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기부진, 지정학적 문제 등으로 홍콩 주식에서 떠나간 투자자들이 돌아올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홍콩증시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은 현재 1160억 홍콩달러로 2019년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