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투자 혹한기에…전략적 투자 나선 스타트업

올 직접 투자 전년비 반토막 불구

딜라이트룸·알스퀘어·원티드랩 등

실탄 쌓아오며 기회 노리던 기업들

경쟁력 강화 위해 투자 단행 눈길





차근차근 현금을 쌓아오며 기회를 기다리던 스타트업들이 전략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총알’을 장전해 둔 스타트업들 중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접 투자에 나서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블루오션을 개척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스타트업일수록 다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국내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이 다른 기업에 직접 투자를 한 사례는 총 3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101건의 투자가 이뤄졌던 것에 비하면 반토막이 난 것이다. 벤처캐피털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스타트업계의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스타트업들의 전략이 눈에 띈다.

글로벌 모닝 웰니스앱 ‘알라미’를 운영하는 딜라이트룸은 올 초 비트바이트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비트바이트는 사용자 맞춤형 모바일 키보드인 ‘플레이키보드’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올 3월 기준 220개 국가에서 230만 건의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월 실행 수는 1억 6000만 회에 달한다. 딜라이트룸 관계자는 “연평균 1건 이상은 전략적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기업이 직접 수집한 고객의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함께 고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딜라이트룸은 지난해 매출액 192억 원, 영업이익 110억 원을 달성했다.



상업용 부동산 솔루션 분야를 개척한 알스퀘어는 올해 초 레디포스트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했다. 레디포스트는 국내 재개발·재건축 관련 전자 총회를 가능토록 한 프롭테크 스타트업이다. 지자체 승인 없이도 전자적 방식으로 재개발·재건축 총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스퀘어는 레디포스트 고객에게 자사 서비스를 알리면 신규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집이 까다로운 주요 상업 부동산 데이터 중 하나인 집합건물 관련 데이터를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수집하는 것도 기대된다. 알스퀘어는 지난해 매출액 1850억 원을 달성해 전년도 1000억 원보다 90%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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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테크 대표 주자인 원티드랩은 투자 전문 자회사인 원티드랩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HR테크를 활용해 차별화된 전략을 보유한 투자회사를 지향한다. 원티드랩만이 가지고 있는 HR 데이터를 활용해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을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원티드랩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혁신기업의 성장에 필수적인 인재채용을 지원해 피투자 기업의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임현수 원티드랩파트너스 대표는 “혁신 분야의 초기 기업을 발굴해 제2의 원티드랩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모회사와 사업 시너지가 명확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바이아웃 딜(경영권 인수)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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