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가상화 메타버스 오피스 전문 기업 틸론이 기업공개(IPO) 일정을 재개한 지 2주 만에 정정 신고서를 내고 공모가를 최하 2만 30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내렸다.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은 미래 매출 추정치를 줄이고 공모가 할인율을 높이면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틸론은 전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하루 앞두고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며 희망 공모가 범위를 1만 6000~2만 5000원으로 제시했다. 1차 정정신고서에 기재한 희망 공모가 범위(2만 3000~2만 8000원)와 비교하면 공모가 하단이 크게 내렸다. 지난 2월 최초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제시한 2만 5000~3만 원과 비교하면 공모가 하단 기준 공모가가 36%나 낮아진 셈이다. 공모액(60만 주 동일)도 150억 원에서 96억 원으로 줄었다.
공모 규모가 축소된 건 공모가 산정 기준이 되는 미래 예상 매출액을 1차 정정 때보다 20~30%가량 줄였기 때문이다. 앞서 3월 초 틸론은 금감원으로부터 메타버스 부문 매출 등의 미래 실적 추정치가 과다하다고 지적받으며 IPO 절차를 중단했다. 틸론은 3개월 후 제출한 1차 정정 신고서에서 미래 추정 매출을 15~20% 줄였는데 이번에도 당국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어 예상 실적을 재차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최초 신고서에서 2023년과 2024년 각각 325억 원과 465억 원으로 제시한 매출은 2차 정정 신고서에서 각각 193억 원, 315억 원으로 줄었다. 추정 당기순이익 역시 2023년 96억 원에서 47억 원, 2024년 185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줄었다. 특히 메타버스 관련 추정 매출액은 최초 신고서 기준 2023년 140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2024년 176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각각 절반 이상 낮췄다.
결국 틸론의 1주당 평가가액은 1차 정정 기준 4만 921원에서 3만 811원으로 낮아졌는데, 여기에 공모가 하단에 적용되는 할인율까지 높이며 공모 희망 밴드를 시장 친화적으로 구성했다는 게 틸론 측 입장이다. 공모가 할인율 범위는 43.79~31.58%에서 48.07~18.86%로 조정됐다.
다만 이번 정정 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2015년 코넥스 시장 상장 후 다수의 지분 공시가 누락됐다는 점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틸론은 “총 14건의 공시가 지연공시 혹은 정정공시 대상이었다”고 알렸다.
틸론은 최백준 틸론 대표가 2016년 본인 소유 주식 5만 주를 담보로 회사로부터 2억 5000만 원을 빌린 일, 최 대표의 형수·조카·누나 등 특수관계인이 소유 주식 일부를 매각한 일 등을 공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틸론은 자본시장법상 공시 위반으로 향후 금융당국으로부터 행정처분, 형사처벌 및 과징금의 제제를 받을 수도 있다.
한편 틸론은 다음달 10~1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같은 달 13~14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7월 중하순 코스닥 이전 상장이 목표다. 상장 주관사는 키움증권(039490)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