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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이 MZ세대 '이 병' 발병률 70% 급증했다…"생명 위협"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연합뉴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연합뉴스




세계 MZ세대(1980년 초~2000년 초 출생)의 암 발병률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방과 설탕을 과다 섭취하는 식습관이 확산해서다. 장 내 미생물이 급격히 감소하며 위장 내 면역력이 점차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의료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조기 발견이 수월해진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워싱턴대 건강평가연구소가 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1990년부터 주요 20개국(G20)의 25~29세 암 발병률은 다른 연령대보다 가장 빠르게 증가하며 2019년에 22%를 기록했다. 20~24세 암 발병률도 3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75세 이상 노령층의 경우 2005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고 있다.

대장암 발병률이 크게 늘었다. 1990~2019년에 G20 국가에서 15~39세 대장암 발병률은 70%가량 증가했다. 전체 암 발병률은 평균적으로 24% 늘었다. 다른 곳보다 대장에서 암세포가 증식할 가능성이 높았다.

대장암 환자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젊은 층의 사망률은 높아지고 있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올해 대장암 환자 중 13%와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7%가 50세 미만으로 추산되고 있다.

젊은 층의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아진 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암 환자 대부분이 50세 이상이며 75세 이상부터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서다. 미셸 미첼 영국 암 연구소(CRUK) 대표는 "모든 암의 90%가 50세 이상 환자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사망률도 75세 이상부터 급격히 증가한다"며 "여전히 연령은 암 위험에 가장 큰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식습관이 달라지면서 젊은 층의 암 발병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0년 동안 설탕과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프랭크 시니크로프 종양학자는 "196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대장암 발병률이 이전보다 현격히 큰 폭으로 늘었다"며 "식습관과 생활양식이 달라지면서 소아비만이 늘어난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가 암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질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억제하고, 소화 체계와 면역 체계 전반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포화지방과 과당 함유량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마이크로바이옴에 악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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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 CRUK의 연구진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과당과 지방 섭취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디저트와 지방이 많은 육류 섭취는 당시 부유함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여겨져서다. 때문에 1960년대 이후 출생자들도 어린 시절 과당과 육류를 과다하게 섭취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식습관은 현재 50대 이상 연령대에서 대장암 발병률이 증가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종양은 대를 걸쳐 이어진다. 1960년대 출생자들의 자녀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발암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대장암 발병 요인이 유전된 것이다. 하버드 TH챈 보건대학원의 슈지 오기노 박사는 "태아 시절부터 체내에 종양을 품고 있을 수 있다"며 "심지어 여성의 자궁에서 종양을 발현하는 요인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약화하면서 젊은 층의 암 발병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20~30대 암 환자 대부분이 식도, 위, 췌장, 대장 등에서 암세포가 증식했다. 대부분이 마이크로바이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소화기관이다.

오기노 박사는 "비만 치료제가 대중화하면서 약물과 항생제가 남용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하면 마이크로바이옴이 어떻게 변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만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선진국의 대장암 발병률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선 암 발병률이 이제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1990~2019년 브라질, 러시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개발도상국의 15~39세 암 발병률은 53% 증가하며 G20 국가(19%)를 크게 웃돌았다.

젊은 층의 암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도 위태롭다는 분석이다. 하이델베르크 글로벌 보건 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부터 30년간 암 치료 비용은 252조달러(32경 293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플레이션 요인을 제거한 실질 금액으로 추정했다. 매년 세계 GDP의 0.5%를 30년간 투입해야 충당할 수 있다.

베이징 셰허 의학원의 시마오 첸 교수는 "암으로 인해 노동가능인구인 젊은층이 이탈하면서 세계 경제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며 "암 치료자들은 이전처럼 생활하기 어렵다. 노동의 양과 질 모두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젊은 층은 다른 연령층과 달리 암 세포 증식속도가 빨라서다. 정기 진단과 적시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암 치료제 임상 시험은 주로 60세 이상 환자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암 진단 연령대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미국예방서비스 태스크포스(TF)는 "유방암, 대장암 검진 연령을 국가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며 "젊은 층에 발병되는 암이 더 공격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서다"라고 강조했다.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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