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사진)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투자 자금이 장기 침체 우려가 커진 중국에서 빠져나와 일본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핑크 CEO는 전날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투자가 사이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중국) 대신 일본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거의 30년간 해외에서는 일본 주식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낙관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되는 점 역시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들어 일본 증시는 물론 채권시장에서도 해외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NHK에 따르면 외국인은 도쿄·나고야 증권거래소에서 이달 첫 주에만 9800억 엔 규모를 사들이며 11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이후 10년 만의 최장 기록이다. 일본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일본 국채 역시 1조 3077억 엔을 사들이며 4개월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핑크 CEO는 일본이 ‘최종 승자’가 되려면 현재의 흐름을 활용해 국내의 투자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가들의 아시아 지역 투자 비중에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국내 투자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일본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미국 등 다른 선진시장 대비 낮다는 점도 지적했다. 핑크 CEO는 “미국 시장의 투자 기반이 튼튼한 것은 기술 혁신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라며 “일본 기업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해 저평가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