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가 25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급의 신세계는 전날 3년물(1500억 원)에 7700억 원, 5년물(1000억 원)에 5250억 원 등 총 1조 295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앞서 신세계는 희망 금리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는 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다. 그 결과 3년물은 -5bp 5년물은 -10bp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시장이 평가하는 신세계 회사채 가격보다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신세계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4100억 원 규모의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대부분 전자단기사채, 기업어음(CP) 등 만기가 짧아 조달 안정성이 떨어지는 부채들이다. 신세계는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최대 4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2018년 3700억 원을 발행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 발행이다.
신세계는 1월에도 공모채로 2000억 원을 조달한 적 있다. 당시 1000억 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이 때도 1조 6950억 원의 주문이 들어오며 발행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유통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선제적으로 장기 자금을 확보해 조달 안정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주가는 15일 18만 43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썼고, 이후 소폭 반등하나 싶더니 이날 다시 18만 4500원으로 떨어지며 신저가 부근에 머물렀다.
신세계는 1955년 동화백화점으로 최초 설립됐다. 2001년 상호를 신세계로 변경한뒤 2011년 대형마트 부문을 이마트(139480)로 인적분할했다. 이후 핵심사업인 백화점업을 중심으로 연결 자회사를 통해 면세점 사업, 의류·화장품 등 도소매업, 부동산임대업, 호텔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정유경 총괄사장 등 특수관계자가 2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