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7세대 쏘나타(LF) 택시 모델을 7월까지만 생산한 뒤 단종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노후화에 따른 구형 부품 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쏘나타 택시 모델을 단종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계약된 물량 2만 2000대 중 2500대만 생산하고 7월에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다.
쏘나타 택시는 국내 유일의 중형 세단 택시다. 쏘나타가 단종되면 택시 모델은 현대차 그랜저(LPG)·스타리아모빌리티(LPG)·아이오닉5(전기), 기아 K8(LPG)·니로플러스(전기)만 남는다.
택시 모델 7세대로 유지…전용 모델 개발 검토
7세대 쏘나타는 2014년 출시된 모델로 2017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한 차례 추가된 뒤 2년 뒤 단종됐다. 다만 택시 모델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만들어졌다. 현대차가 2019년 출시한 8세대 쏘나타(DN8)에 택시 모델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택시 모델이 판매에는 도움이 되지만 8세대 쏘나타의 이미지와 신선도를 떨어뜨린다고 판단한 결과다.
7세대 쏘나타는 양산 개시 시점이 상당 기간 경과한 만큼 이번 택시 모델 단종 결정은 당연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장 가격이 저렴한 택시 모델이 단종되며 택시 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투입을 목표로 중형 내연기관 택시 전용 모델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완전변경’급 ‘부분변경’…단종설에 ‘찬물’
쏘나타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일각에선 모델 자체가 단종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쏘나타의 연간 판매량은 2010년까지만 해도 49만 대에 달했지만 2015년 37만 대, 2021년 23만 대로 꾸준히 줄었다. 2000년대까지 판매량 1위를 유지하던 쏘나타는 2017년 이후 그랜저에 1위를 내줬다.
하지만 현대차는 8세대 쏘나타의 부분변경 모델을 지난 3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 선보이며 단종설을 불식했다. ‘쏘나타 디 엣지’라는 이름의 신형 모델은 완전변경(풀체인지) 수준의 변화를 주며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현대차 디자인 정체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감성을 더한 스포티함)’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날렵한 인상을 더해 스포츠 세단의 느낌을 살린 게 특징이다.
전면부의 전조등과 라디에이터 그릴, 에어 인테이크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고 신형 그랜저, 스타리아, 코나에 적용된 수평형 램프 디자인도 채택했다. 후면부는 기존 유(U)자 형태의 수평형 램프를 에이치(H) 형상으로 바꿨다.
실내는 운전자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곡선 형태로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최초로 적용해 운전자의 시인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높였다. 대시보드에 적용한 부드러운 디자인의 나무 패턴 장식은 넓은 공간감을 선사한다. 기어 노브를 스티어링 휠로 옮긴 전자식 변속 칼럼으로 여유로워진 콘솔 공간은 깔끔한 실내 이미지를 연출하며 넓은 수납 공간을 제공한다.
모델 지속 여부는?…"전동화 흐름에서 판단해야"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신형 모델을 투입했지만 전동화 흐름 속에 장기적으로 쏘나타 모델의 지속 여부에도 변화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서 취재진과 만나 쏘나타 단종설과 관련해 “8세대까지 이어오며 많은 고민이 되고 있다”며 “이 역시 전동화의 큰 흐름에서 판단을 해야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