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25전쟁 73주년인 25일 미국을 향한 극도의 적개심을 드러냈다.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비판하는 한편 최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의 외연 확대 노력이 미국 패권주의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며 미국의 대외 정책 비판에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미제는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핵전략자산들을 연이어 조선 반도와 주변 지역에 들이밀며 정세를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미제와 괴뢰패당의 전쟁연습소동은 6·25전쟁 전야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북한)은 지난 6·25 때의 조선이 아니며 우리 인민의 복수심은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백배해졌다”면서 “끝끝내 ‘제2의 조선전쟁’을 도발한다면 미국 자체의 종말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6·25전쟁 당시의 북한 측 피해를 돌아보거나 전쟁이 “미제가 오래전부터 추구해온 강도적인 세계제패전략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주장하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그러면서 “우리 인민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이 1950년대의 교훈을 망각하고 이 땅에 기어이 전쟁의 불을 지른다면 반미, 반괴뢰 성전에 총분기하여 전승 세대의 후손이라는 값높은 영예를 떨쳐갈 불같은 열의에 넘쳐있다”고 했다.
이어 “모든 일군(간부)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가장 큰 국난에 직면해 가장 큰 용기를 발휘하며 가장 큰 승리와 영예를 안아온 전승 세대의 후손들답게 1950년대 조국 수호 정신을 백배하며 우리 국가의 전면적 발전기를 힘차게 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북한은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비판을 통해 중국·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정일현 국제문제평론가 명의로 보도한 글에서 “딸라(달러)의 이용을 제한하려는 전례 없는 국제적 움직임과 세계 수많은 나라의 브릭스 가입동향은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의 종말, 그에 따른 미국 패권주의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달러에 기초한 국제통화제도가 군사적 수단과 함께 미국의 세계제패를 뒷받침해주는 2대 기둥으로 되어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대표적인 실례가 바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로씨야(러시아)에 가해진 금융제재”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의 대외 무역을 마비상태에 빠뜨리고 경제를 파탄시키려는 음흉한 목적 밑에 이 나라의 주요 은행들을 국제은행 간 금융통신협회에서 배제시켰지만 오히려 자기가 놓은 덫에 자기가 걸린 격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미국의 강권과 전횡에 대항해 세계 각국이 새로운 통화제도 수립 및 브릭스 가입에 나서고 있다면서 “제재 압박이라는 미국제 도끼가 미국의 발등을 찍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