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덴마크 풍력터빈 기업 베스타스(Vestas)의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가 오는 9월 싱가포르에서 서울로 옮겨 문을 연다. 풍력터빈 핵심 설비·부품 생산공장도 2024년 초 첫 삽을 뜨는 게 목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서울 시내 호텔에서 아태본부 이전 개소와 생산공장 설립을 위해 실사차 한국을 방문한 헨릭 앤더슨 베스타스 회장을 만나 이 같은 계획을 논의했다. 덴마크의 베스타스는 전 세계에 160GW 이상의 풍력터빈을 공급한 기업이다. 세계풍력발전협회(GWEC)가 발표한 풍력터빈 생산업체 순위에서 5년 연속 1위, 2021년 기준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15%, 총 15.2GW 공급)를 차지한 선도기업이기도 하다.
앞서 베스타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 참석을 위한 스위스 방문 때 3억 달러(약 37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한국 정부에 신고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3억 달러 규모의 생산공장 투자로 한국은 아태지역의 풍력발전 제조허브로 도약하는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게 됐다”며 “풍력발전기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아태지역에 수출하는 또 하나의 수출동력을 발굴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3월에는 서울시와 아태본부 이전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산업부는 당초 ‘연내’로 알려졌던 아태본부 이전 시기를 ‘9월’로 못 박는 등의 이날 결정에 대해 “산업부 및 지자체가 베스타스 측과 투자계획을 긴밀히 협의해 조기에 발표하게 된 것”이라며 “한국이 아태지역 핵심 투자거점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자평했다.
베스타스 역시 한국 투자를 통해 지난 21일 프랑스에서 3억5000만 달러의 한국 투자를 신고한 CIP((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 등 여러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추진기업을 비롯해 타워, 케이블 등 터빈 소재·부품과 관련한 국내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베스타스의 한국 투자가 국내 풍력산업 생태계 전반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클 것”이라며 “베스타스뿐만 아니라 그간 한국에 유치한 투자가 모두 성공적으로 실행될 때까지 적극적인 지원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