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버스 좌석 밑에 숨은 50대 '몰카男' 잡은 승객·기사·경찰의 '찰떡 공조'

용의자, 경찰 발견하자 불법 촬영 사진 황급히 삭제

지난달 20일 광주의 한 버스 안에서 버스기사와 승객이 불법 촬영 용의자를 검거하는데 도움을 줬다. 사진=경찰청 유튜브 캡처지난달 20일 광주의 한 버스 안에서 버스기사와 승객이 불법 촬영 용의자를 검거하는데 도움을 줬다. 사진=경찰청 유튜브 캡처




버스 좌석 밑에 숨어서 불법 촬영을 하던 50대 남성이 버스기사와 승객의 도움으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지난 21일 경찰청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버스에서 불법 촬영 용의자를 잡는 모습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후 1시 반 광주 서구를 지나던 버스를 탄 승객이 112에 문자메시지로 “다른 사람의 다리를 찍는 사람이 있다”며 불법 촬영자를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자와 음성통화를 할 경우 용의자의 2차 가해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버스의 위치와 진행 방향 등을 파악했다.



경찰관들은 실시간으로 버스 위치를 확인한 뒤 다음 정류장에 숨어서 기다렸다. 그 사이 신고자는 버스 기사에게 다가가 "이상한 승객이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라며 미리 도움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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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본 버스 기사는 손을 들어 경찰과 소통한 뒤 버스를 정차시켰다. 경찰이 올라타자, 신고한 승객은 손가락으로 불법 촬영자가 숨어있는 곳을 가리켰다.

경찰이 다가가 보니 용의자는 좌석 밑에 웅크리고 숨어 있었다. 경찰을 발견한 용의자가 불법 촬영한 사진들을 황급히 삭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이 휴대전화를 달라고 하자 용의자는 별다른 저항 없이 휴대전화를 건넸지만 이 휴대전화에는 사용 기록이 없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휴대전화 2대죠?"라며 숨긴 휴대전화를 달라고 압박했다. 결국 경찰은 용의자 주머니에서 다른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경찰은 증거영상과 사진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전에는 이런 짓을 한 적이 없었는데 순간적인 충동으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안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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