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강남과 함께 ‘강남 3구’를 유지해온 송파구의 평당 아파트값이 용산구에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용산공원·국제업무지구 등 각종 호재로 용산구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송파구를 맹추격하고 있다.
2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에서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가장 비싼 곳은 서초구로 3.3㎡당 7335만 원을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6988만 원), 송파구(5288만 원), 용산구(5232만 원), 성동구(4364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4위인 용산구와 3위 송파구 간 차이는 56만 원에 불과했다. 2013년 12월(49만 원) 이후 113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치다.
집값 상승기였던 2021년 11월 용산구와 송파구 집값 격차는 788만 원까지 벌어졌으나 이후 용산구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18개월 연속으로 격차를 좁혔다. 이 기간에 송파구의 집값은 5905만 원에서 5288만 원으로 617만 원 하락해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을 기록한 반면 용산구는 5117만 원에서 5232만 원으로 115만 원 올라 서울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용산구에서는 재건축 대상 단지와 구축 모두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속 체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인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는 지난달 31일 전용면적 167㎡가 36억 7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최고가보다 5억 2000만 원 오른 가격이다. 2001년 준공된 이촌동 동부센트레빌도 지난달 28일 101㎡가 19억 3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보다 4억 4000만 원 오른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업무지구,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용산가족공원 등 개발 사업이 용산구 집값 상승에 힘을 더했다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 중 용산구가 송파구를 제치고 서울 집값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면 2013년 8월 이후 올해 5월까지 118개월째 서울 집값 톱3를 지켜온 강남 3구의 아성이 깨지는 셈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초·강남구와 송파구가 강남 3구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신축 대단지 효과 때문이었다”며 “용산은 향후 5~10년 내 개발 호재들이 예정돼 있어 미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서울 톱3는 서초·강남·용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용산은 지난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재추진 등으로 전국적인 부동산 하락장에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반면 송파는 헬리오시티의 대규모 입주,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난항 등의 이유로 부침을 겪어왔고 수요자들이 기왕이면 강남 3구 내에서도 서초·강남 등 상급지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져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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