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걸치고 시체처럼 축 늘어진 모습으로 졸업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취업난을 맞닥뜨린 졸업생들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사진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른바 ‘사망 졸업사진’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을 보면 대학 졸업생들은 졸업 가운을 입은 채 얼굴을 땅에 늘어뜨리고, 계단 난간에 시체처럼 매달려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의자에 시체처럼 매달린 모습으로 졸업사진을 찍은 한 학생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할 계획이었으나, 여의치 않아 박사 과정을 밟게 됐다”면서 “수많은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채용 담당자나 고용주 중 그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에 갔을 때 채용 담당자가 두꺼운 이력서 더미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보았다”면서 “일할 사람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국 대학 졸업생들은 재학 내내 ‘제로 코로나‘에 시달렸고, 졸업을 앞두고는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기업들이 채용을 대폭 줄이면서, 그동안 취업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취업 준비생들이 올해 함께 경쟁해야 한다.
지난달 16~24세 중국 청년의 실업률은 20.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 여름 사상 최대인 1158만명의 대학생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100만명의 ‘하이구이(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청년)’도 취업 경쟁에 합류한다.
CNN은 “이 모든 것은 학생들에게 우울한 그림을 만들었다”며 “많은 학생이 경쟁이 치열하기로 악명 높은 중국의 교육 시스템을 거쳤는데, 이제 지치고 낙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보고서는 “중국은 향후 몇 년 동안 높은 청년 실업률에 고통받을 것”이라며 “일자리가 제한적인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야기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