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러가 만든 괴물' 바그너그룹 리포트…아프리카서 살인·고문 주도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리고진은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이 반역과 관련해서 깊이 착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반역자가 아니라 애국자"라고 주장했다. 바그너 기업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 하루 만에 병력 이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바그너 그룹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에서 살인, 고문, 강간 등의 범죄 행위를 주도했으며 광물 채굴권을 획득한 지역에서는 시민들을 몰아냈다고 미국의 비영리 감시 단체인 센트리가 2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센트리에 따르면 지난 주말 푸틴의 측근이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무장 반란이 일어나기 전까지 크렘린궁과 밀접한 관계였던 바그너그룹은 2018년 파우스틴 아르칸지 투아데라 CAR 대통령이 반군을 막기 위해 고용한 용병 단체다.

CAR은 최근 몇 년간 바그너그룹이 진출한 여러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로서, 바그너그룹은 크렘린궁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광물 자원을 대가로 군사적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미 재무부는 바그너그룹의 이같은 아프리카 활동을 두고 “러시아의 준 군사 작전, 러시아 권위주의 정권 유지, 천연자원 착취의 상호 작용”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그너그룹의 활동은 미 당국의 면밀한 조사를 받아왔다. 바그너그룹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안정성을 약화시키고 그들로 하여금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를 공급하게 종용하고 있다는 혐의에 따른 것이다. 프리고진의 이번 반란이 러시아와의 불투명한 거래로 끝나긴 했지만, 그 이후 아프리카에서 바그너그룹의 계획이 무엇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아프라카에서의 분쟁과 자금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2016년에 설립된 센트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바그너그룹과 투아데라 CAR 대통령 및 그의 측근들은 광범위하고 치밀하게 계획된 대량 학살과 고문, 강간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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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그룹은 물론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투아데라 대통령의 수석 고문인 피델 구안지카는 바그너그룹이 CAR에 있는 것은 확인했으나, 군사 공격이나 고문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센트리는 그러나 CAR의 군인들을 포함해 45명 이상의 인터뷰와 문서 및 위성 이미지를 인용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센트리는 “바그너그룹은 CAR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장악한 범죄 국가를 지원하고, 군사력을 축적하고, 희귀 광물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해 약탈하는 등 국가 장악을 위한 청사진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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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리의 선임 조사관 나탈리아 두칸은 “러시아가 지정학적인 확장 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바그너 그룹)이라는 괴물을 만들었다”면서 “이 괴물은 진화해 살아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2021년 12월 6일부터 13일까지 CAR 보요 마을에서 발생한 바그너 그룹의 풀라니족 학살 등이 담겨 있다. 유엔은 CAR 내의 반군을 지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슬림들에 대한 처벌로 이같은 학살이 자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학살에 참여한 이들은 바그너 그룹의 지시로 모든 남성을 사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 제휴>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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