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중국인, 인천 땅 사고팔아 3년만에 1081% 차익…외국인 투기 '정조준'

◆정부, 외국인 토지거래 기획조사 첫 실시

부동산 급등 노린 투기 거래 '철퇴'

이상거래 920건중 위법의심 437건

땅값 올려 1년 만에 2.6억 차익도

10월까지 투기성 주택거래 2차조사





# 중국인 A 씨는 2017년 8월 인천 계양구 토지를 800만 원에 매수한 뒤 2020년 4월 해당 금액보다 1081% 높은 9450만 원에 매도하면서 높은 시세 차익을 거뒀다. 이를 투기성 거래로 판단한 국토부가 해당 거래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으나 A 씨는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불응해 지방자치단체의 조사를 받게 됐다.

정부가 역대 처음으로 외국인을 특정해 토지 거래 기획 조사에 나선 것은 부동산 가격 급등기를 노린 투기 행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는 단기간에 땅값을 12배 올리며 과도한 시세 차익을 거둔 중국인이 적발되는 등 외국인에 의한 불법 의심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거래에서 발생한 외국인 투기 거래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조사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병행한다.



2일 국토부가 발표한 외국인 토지 거래 불법행위 기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말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외국인 토지 이상 거래 920건 중 절반가량인 437건(47.5%)은 위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토지를 사들이면서 해외에서 2만 달러가 넘는 현금을 휴대 반입하고 신고하지 않는 ‘해외 자금 불법 반입’, 실제 거래 가격과 다른 금액으로 신고하는 ‘신고 가격 거짓 신고’, 부부 등 특수관계인 간 거래 대금을 대여하면서 차용증이 없거나 이자 지급을 하지 않는 ‘편법 증여’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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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된 위법 의심 거래 중에서는 높은 시세 차익을 챙기며 투기로 의심받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 중국인 B 씨는 2020년 10월 인천 서구 토지를 9억 7000만 원에 사들인 뒤 2021년 11월 12억 3000만 원에 처분하면서 약 1년 만에 2억 6000만 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자금 불법 반입과 편법 증여 의심 거래도 수면 위로 올랐다. 외국 국적의 20대 C 씨는 한국 국적 공동 매수인 다섯 명과 함께 인천 소재 토지 4개 필지를 12억 8400만 원에 일괄 매입하면서 3억 원 상당의 자금을 외국에 있는 지인에게 빌려 조달했다. 그러나 C 씨는 정기적인 소득이 없고 차용금을 상환할 능력이 불충분해 해외 자금을 불법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외국인 부부인 D 씨와 E 씨는 경기도 평택시 소재 토지를 상호 간에 2억 6800만 원에 직거래한 것으로 신고했으나 매매 대금 지급 사실이나 증여세 신고 여부도 확인되지 않아 편법 증여일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는 국세청과 관세청·지자체 등 관계 기관의 추가 조사를 통해 위법 여부가 확정되면 처벌을 내리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이상 거래 920건 중 가장 비중이 큰 농지 거래 490건에 대해서는 별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토부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자기의 농업 경영 의무 위반’ 등 농지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외국인 투기 근절을 위한 기획 조사를 지속하기로 했다. 우선 이달부터 10월까지 4개월 간 외국인 투기성 주택 거래에 대한 2차 기획 조사를 진행한다. 오피스텔 등 비주택에 대한 외국인 투기 거래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뤄진다. 기획 조사 때 외국인의 거주지와 국내 거주 여부, 가족 관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부동산 거래 불법행위는 엄정하게 관리해나간다는 원칙하에 지난 5년간 이뤄진 거래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하는 외국인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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