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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로나 치료제, 이젠 놓아줄 때

김병준 바이오부 기자

김병준 바이오부기자김병준 바이오부기자




3년간 전 국민을 힘들게 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은 올 5월부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각국은 코로나19가 더 이상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으며 엔데믹 시대가 됐다.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 제약사는 엔데믹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다. 이들 제약사는 주주들의 ‘코로나 테마주’라는 ‘족쇄’를 차고 있다. 왜 성과를 내지 못하냐는 지적과 함께 맹목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팬데믹 동안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기대감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아직도 코로나 치료제만 성공하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아직 이들의 세계에는 엔데믹이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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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제 개발에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다. 막대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야 한다. 불확실성은 통상적인 신약 개발보다 더욱 크다. 언제 어떤 변이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은 과감하게 도전에 나섰다. 한 기업은 회사 차원에서 수익을 보기보다 한국의 보건 안보를 지키기 위해 도전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치료제라는 ‘전가의 보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긴급사용승인제도도 활용되기 어렵다. 국내 방역 상황이 안정됐고 치료제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품목 허가가 이뤄져도 수요는 극히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제약사들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개발을 성공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다만 우리 기술력이 글로벌 빅파마를 따라가기에는 차이가 컸다. 희망적인 것은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교훈을 얻었다는 점이다.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한 씨앗을 뿌린 것이다.

성공은 실패를 용인할 때만 가능하다. 비난보다는 다음을 바라보고 격려해야 할 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대부분 실패할 수밖에 없지만 과정에서 얻는 교훈은 분명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나아가야만 신약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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