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친구이자 자신이 운행하는 통학차를 타던 고등학생을 수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5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5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이날 미성년자 유인, 강간,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국선 변호인이 피해자와의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A씨는 돌연 피고인석에서 “하지도 않은 행위에 대해 합의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목숨이 끊어져도 무죄”라며 “저는 지금 무죄를 다투고 있다. 변호사를 해임하고 다시 선임하고 싶다”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날 재판절차를 모두 종결할 예정이었으나 “피고인과 충분한 상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사과드리며 피고인 요청에 따라 변호사를 교체해 충분히 변론 받을 기회를 부여해달라”는 변호인 요청에 오는 19일 재판을 한차례 속행하기로 했다.
A씨는 2017~2022년 자녀의 친구이자 자신이 운행하는 통학 승합차를 타던 당시 고등학교 1학년 B씨를 성폭행하고 나체 사진을 촬영한 뒤 협박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B씨에게 아는 교수를 소개해주겠다며 접근해 자신의 사무실과 차량 등에서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5년간 신고하지 못하다가 한동안 연락이 없던 A씨가 지난해 2월 다시 사진을 보내오자 고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B씨가 “연기를 하는 것이고, 먼저 나체 사진을 촬영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해왔다.
또 B씨와 성관계를 가진 적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내용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인 점, 직접 겪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세부적인 내용까지 기억하는 점 등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며 “실제로 더 많은 범행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피해자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