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시 침체와 고금리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일임 계약고는 25% 급감하고 전업 투자자문·일임사 10곳 중 8곳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적은 악화하는데 관련 회사 수만 100곳이 넘게 늘었다.
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 사업연도 투자자문·일임업 영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총 계약고는 전년(729조 3000억 원)보다 18조 5000억 원(2.6%) 감소한 710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일임계약고가 이 기간 23조 3000억 원(3.3%) 줄어든 674조 90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계약고 감소 현상은 증권사·자산운용사·은행 등 겸영 투자자문·일임사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들의 총 계약고와 수수료 수익은 각각 691조 7000억 원, 8039억 원으로 같은 기간 2.8%, 23.7% 줄어들었다. 자산운용사의 자문·일임 계약고는 17조 8000억 원(3.2%) 늘어난 가운데 증권사, 은행의 계약고가 36조 3000억 원(24.5%), 1조 6000억 원(48.5%)씩 감소했다. 증권사의 계약고는 지난해 채권 금리 급등으로 일임형 랩어카운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전업 투자자문·일임사들의 경우 계약고는 1조 5000억 원(9.1%) 증가했지만 총 고유재산 운용 손익은 2021 사업연도 2139억 원 흑자에서 174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주식 시장의 부진으로 증권·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크게 줄었든 결과다. 당기순이익도 603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전체 378개사 가운데 298개 사(78.1%)가 적자를 기록했고 흑자를 본 기업은 단 80곳(21.1%)에 불과했다. 자본잠식 회사만 180곳(47.6%)에 달했다.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전체 겸영과 전업을 포괄한 투자자문·일임사 수는 총 680개사로 전년보다 101개 사가 증가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전업 겸영 회사는 302개 사로 43곳이 증가했고 전업 회사는 378개 사로 58곳이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의 랩어카운트 시장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전업 투자자문·일임사의 위험 요인에 대한 감독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