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취미로 불법체류자 잡을 분, 선착순 2명”…SNS서 놀이처럼 번진다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신고했다는 내용의 틱톡 영상. 사진=트위터 캡처외국인 불법체류자를 신고했다는 내용의 틱톡 영상. 사진=트위터 캡처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자)을 찾아내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이 유행처럼 공유되고 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법체류자 같이 잡으실 분. 그냥 취미로 하려고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A씨는 “선착순으로 두 분 모셔서 2시간에 각자 10만 원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 커뮤니티에는 ‘외국인 노동자 유입중단’ ‘자국민 지키자’ 등의 표어를 내걸며 불법체류자 신고 방법을 묻는 글들과 불법체류자를 붙잡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올라와 있다.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는 ‘불법체류자’ 가능성이 높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검거 현장을 촬영한 영상들도 다수 공유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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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에는 경기 포천에서 10대 청소년들이 베트남 국적의 30대 불법체류자를 집단 폭행 사건도 발생했다. 청소년들은 SNS에서 공유되는 불법체류자 붙잡는 방법을 그대로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10대 청소년 4명은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에 탄 베트남 출신 노동자를 보고는 오토바이를 세워 “불법체류자 아니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1시간여 동안 폭행했다.

이주민 지원단체들은 “미등록 이주민을 향한 혐오 분위기가 집단폭행으로까지 이어진 현상 뒤에는 정부의 강경 단속 강화 기조가 있다”며 “정부가 미등록 이주민들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내국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데서 혐오 분위기가 자연스레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월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에서 “현재 41만 명인 불법체류자를 5년 내 20만 명대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이후, 법무부는 미등록 체류자에 대한 강경 단속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태국 가수의 내한 공연장이나 교회 예배실에서 미등록 이주민을 체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지난 5월 “불법체류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안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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