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참석 차 떠난 유럽 순방에서 1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데 대해 외신이 관심을 보였다.
이날 AP통신은 “한국의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다”며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나라를 위해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나토에 대한 한국의 협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이 과거 6·25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 부강한 나라로 발전한 역사를 거론하면서 “지금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70여 년 전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한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AP는 “한국은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일본·파키스탄 등 국가와 함께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로 여겨진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은 특정 지역의 안보 위기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원 물량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도 무기 제공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AP는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미 당국자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한국에서 포탄 10만 발을 구입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한국 측은 ‘미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부연했다.
AFP통신도 이날 “한국의 윤 대통령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크라이나를 처음으로 찾아 인도주의적 지원, 그리고 비살상 군사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독일 dpa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학교와 병원·주택·기업 등 모든 것이 러시아의 미사일과 적의 포격에 파괴됐다”며 인프라 재건에 동참해줄 것을 윤 대통령에게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한국은 70여 년 전 북한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불법 침략을 받았으나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부흥한 국가 중 하나로 성장했다”고 말한 것도 소개했다.
dpa는 윤 대통령이 회담 전 러시아에 잠시 점령 당했을 때 수백 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던 키이우 교외의 부차·이르핀 등지를 돌아본 것도 덧붙였다. 브뤼셀거버넌스스쿨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아시아 국가 정상 중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