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높은 인기를 타고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예능 포맷 수출이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참신함을 살린 콘텐츠 포맷의 수출로 미래 시장 개척에 나서는 모양새다.
14일 OTT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공개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재팬의 연애 리얼리티 예능 ‘러브 트랜짓’이 플릭스패트롤 기준 TV쇼 부문 8위를 기록했다. ‘러브 트랜짓’은 국내 OTT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의 일본 리메이크 작품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재팬 TV쇼 부문 ‘톱 10’ 중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작품은 ‘러브 트랜짓’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흥행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K콘텐츠의 성공이 OTT 예능의 인기를 끌어 올리면서 포맷 수출 계약도 잇따라 성사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 OTT 예능의 시청층이 두터운 만큼 현지의 특성을 살린 예능을 제작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티빙은 ‘환승연애’ 이외에도 예능 프로그램 ‘제로섬 게임’의 라이센스 계약을 베트남과 체결했다. 베트남에서 리메이크된 후 현지 방송 채널 HTV7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웨이브도 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의 포맷을 프랑스·벨기에·독일·네덜란드·이탈리아 등 전 세계 10개국에 판매했다. 웨이브와 ‘피의 게임’을 공동 제작한 MBC 관계자는 “포맷이 판매된 일부 국가에서 올 여름 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가 내년에 현지 시청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능 포맷 수출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먼저 성과를 거둔 전략이다.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전 세계 28개국에 수출되는 등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전체 수출 중 방송 프로그램 포맷 판매의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콘텐츠 산업조사’에 따르면 방송 프로그램 포맷 수출액은 현재는 전체 수출액의 2.1%에 불과하지만, 2020년 1288만 달러(약 163억 원)에서 2021년 1491만 달러(약 189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OTT 예능 포맷의 수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예능은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드라마나 영화에 비해 투자 리스크가 적은 이점이 있다. OTT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 속에 예능의 가치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맷 수출은 흥행 성적에 따라 시즌제로도 이어져 장기적인 IP(지식재산권)의 경쟁력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티빙 관계자는 “2년 여 만에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10작품이 해외 판권 계약 및 포맷 수출에 성공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면서 “앞으로도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해외 판로를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브도 “미주 지역 K콘텐츠 플랫폼 ‘코코와’와 연계한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콘텐츠 투자 비중을 높여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