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볶고 튀기고 끓이고…학교 급식실에 조리로봇 첫 도입

서울 숭곡중에 4대 시범 설치

안전문제·인력난 등 해소 기대

조리로봇. 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조리로봇. 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국내 학교에 조리로봇이 처음으로 도입된다. 로봇을 통해 급식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포석이다. 급식 종사자들의 업무 강도가 세고 조리 과정에서 폐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지목된 물질까지 검출되는 등 급식실의 근로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조리로봇이 근로 환경 개선의 핵심 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8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2학기부터 서울 성북구 숭곡중 조리실에 총 4대(볶음·국탕·튀김 로봇 등)의 조리로봇을 시범적으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로봇은 국탕·볶음·유탕 등 온도가 높고 위험했던 조리 업무를 사람 대신 하게 된다. 조리 매뉴얼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조리로봇 도입을 계획한 이유는 급식 종사자들의 인력난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조리실무사 등 조리종사원은 정원(4777명) 대비 274명 부족한 상황이다. 인력난의 이유로는 고강도 업무, 조리 중 폐 질환 유발 물질 발생 등이 꼽힌다.



특히 기름을 사용해 요리할 때 ‘조리흄’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1급 발암 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 물질이 조리흄에 섞여 있어 조리흄은 급식 종사자의 폐암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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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교육부가 3월 공개한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중간 결과’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폐암 확진 인원은 모두 60명이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급식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를 낮추고 안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로봇을 떠올렸다.

이후 시교육청은 5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대규모 로봇 융합 모델 시범 사업’ 푸드테크 대량 조리 분야 지원 과제에 응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시도교육청 중 전국 최초로 선정됐고 학교 급식로봇 도입을 위한 예산 10억 원을 전액 지원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학교 반응 등이 좋을 경우 시의회와의 협력 과정을 통해 예산을 확보한 후 조리로봇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진효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예술교육과 과장은 “로봇을 도입하면 인력난도 해소할 수 있고 산업 재해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조리로봇 도입은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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