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시행되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앞두고 지자체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유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기업이 전력 자립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데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에 정부의 인센티브까지 지원되면서 각 지자체마다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구체화하는 등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월 13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공포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6월 13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을 제정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번 법안 통과로 그동안 주로 수도권에 입지해 왔던 데이터센터가 점차 지방으로 분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상대적으로 전력 공급에 여유가 있어 데이터센터의 입지가 더욱 용이하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가 인근에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전남도는 태양광·풍력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원을 바탕으로 중부·서부·동부 3개 권역으로 나눠 글로벌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KB증권·파인앤파트너스자산운용 등과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전남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외에 해남 솔라시도기업도시 재생에너지 글로벌 데이터센터(10조 원), 순천 NHN 클라우드 데이터센터(3000억 원), 광양 KT 클라우드 데이터센터(5200억 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울산시도 친기업 정책을 가속화하며 데이터센터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울산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함께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이 지역 내 발전 사업자와 기업·개인 등 전기 사용자는 직접 전력을 거래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이 먼저 울산을 찾을 수 있도록 모든 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반도체, 2차전지, 데이터센터 등의 기업 유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는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 17만7080㎡ 부지에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집적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국비를 요청한 상태다. 데이터센터 기업을 유치해 관련 산업 육성과 기술 연구개발,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집적단지는 서버 10만대 규모 데이터센터 5기를 건립할 수 있는 규모다. 입지 강점으로는 친수형 도시,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 확산 최적지, 공항·항만·고속도로 접근성, 정주 여건 등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부산에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LG CNS, BNK금융그룹 데이터센터 3개 기업이 입주해 운영 중이다.
경북도는 투자 유치 활동에 분산에너지특별법을 적극 활용해 반도체공장,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기업을 유치하고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경북이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경북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이다. 도청 신도시가 있는 예천군 호명면에 들어설 이 데이터센터는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북은 이미 대기업 데이터센터 1~2곳과 투자 유치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도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를 기점으로 인근 지역에 데이터센터 산업단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세종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 위치를 일단 내세우는 한편 인근 대학의 우수한 인력을 확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세종시가 기치로 내건 미래 전략도시와도 데이터센터 유치가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분산에너지특별법 통과에 따라 풍부한 지역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기업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며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련 산업을 선점해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