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 주가가 한달 여 만에 24% 급등하며 유상증자 이전 수준을 뛰어 넘었다. 최근 2차 전지 업체로 투자금 쏠림 현상 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기업 가치 대비 지나치게 낮다는 평가 덕이다. 유증을 통해 확인된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 의지도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전 거래일 보다 11.2%(1만 9800원) 급등한 19만 6500원에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올해 3월 30일(13.8%) 이후 4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이후 고전한 바 있다. 유증 발표 전날인 6월 22일 주가는 18만2800원이었는데 유증 발표 후 5거래일 만인 6월 29일 15만8000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회복세를 기록, 17거래일 만에 유증 발표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돌아왔다.
보통 유증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주식을 추가로 찍어 투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인데 주식 수가 늘면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발표한 유증 규모가 1조1777억 원으로 시총의 7%에 해당하는 등 규모가 컸던 점도 악재였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조달한 자금의 70%를 수소·암모니아, 바이오에너지, 연구개발(R&D) 인프라 구축 등 미래 먹거리에 투자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증시에 2차 전지 종목에 대한 투자 쏠림 현상도 한몫했다. SK이노베이션이 다른 2차 전지 기업보다 주가가 아직 싸다고 판단한 것.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의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SK온이 올해 AMPC(첨단제조세액공제)가 반영되면 이익 규모가 약 5000억 원이 될 것으로 봤다.
본업인 정유 업황 또한 하반기 회복이 기대 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 업황은 2분기까지 악화됐으나 바닥은 확실히 지났다”며 “자회사 손익 정상황에 더해 캐시카우 역할인 정유 본업의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