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충북 제천에서 급류에 휩쓸린 어린이를 때마침 사고 현장 인근에서 산책하고 있던 소방관이 발견해 구조했다.
24일 강원 영월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낮 12시 30분께 제천시 장평천에서 친구 4명과 물놀이하던 A(10)군이 갑자기 급류에 휩쓸렸다.
때마침 산책로에서 운동 중이던 영월소방서 소속 엄주환(47) 소방위는 A군이 허우적대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물에 빠진 아이의 모습을 보자마자 7살짜리 아들의 모습이 떠올랐던 그는 망설임 없이 곧장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A군은 수심 0.7m가량의 얕은 물에서 놀던 중 물살에 떠밀려 수심 2m 이상 되는 하천 중심부로 떠내려간 상황이었다.
"생각보다 수심이 깊더라고요. 저도 발이 땅에 안 닿아서 당황했어요. 놀란 아이가 절 끌어안으면서 제 몸을 누르니까 제 머리도 물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그야말로 위급하고,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엄 소방위는 물속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A군에 의해 자신 역시 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에 A군과 몸에서 떨어뜨려 거리를 확보한 뒤 물가로 조금씩 아이를 밀었다.
물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아이도, 엄 소방위도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A군을 물 밖으로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산책 도중 얕은 물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가다가 발길을 돌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이 1명이 물에 빠져 있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남 일 같지 않았어요."
이후 A군과 A군 보호자는 엄 소방위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 뒤 자리를 떠났다.
엄 소방위는 "장마철에는 모래가 떠내려오는 등 지형이 일정하지 않아 평소 수심이 얕은 곳도 갑작스레 깊어질 수 있어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며 "만약 들어가게 되더라도 꼭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