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한 빌라에 방치됐던 개 50마리가 지자체와 관련 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27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시와 119구조대는 지난 23일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포항시 남구의 한 빌라에 방치된 채로 있던 시츄 종 개 50마리를 발견했다.
빌라 안에서 발견된 시츄들은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아 털이 뒤엉킨 모습이었다. 이 시츄들을 위해 미용 봉사에 나선 한 반려견 미용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랜 시간 봉사 다니며 역대 최고라 할 만큼 처참하다"며 "돌덩이들이 매달린 듯 똥오줌이 한 데 엉켜 가위 길을 내보니 피와 진물들이 스며 나왔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구조대가 발견한 당시 50마리 중 1마리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포항시 동물보호센터가 나머지 49마리를 모두 구조해 이동하던 중 한 마리가 더 폐사하며 총 48마리가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했다. 죽은 두 마리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부검을 의뢰한 상황이다.
해당 빌라의 이웃 주민들은 최근 한 주민이 입주한 이후로 정체 모를 악취가 진동했다고 밝혔다. 개 짖는 소리도 견딜 수 없을 정도에 이르자 주민들은 신고를 결심했다.
이 빌라에 입주한 40대 견주는 3년 전 암·수 두 마리를 입양해서 키우던 중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 근친 교배가 이루어졌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개체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 견종을 여러 마리 번식시킨 것을 두고 번식업자라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포항시청은 방치에 의한 학대로 파악하고 있다.
포항시는 이 40대 견주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현재 경찰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동물보호단체는 구조된 시츄를 동물보호센터로 옮기고, 일부는 중성화 수술을 하는 등 응급조치를 마쳤다. 한 번에 많은 수의 개가 입소한 포항시 동물보호센터는 순차적으로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입양 공고를 올리고 있다. 현재 시스템에는 구조된 개 30여 마리의 입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