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할 브랜즈 "中, 북핵 문제에 역할 안할 것…한미 확장억제 강화가 올바른 방향"

[창간 해외 특별 인터뷰 ]

<1>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교수

中 우려하는 건 北정권 붕괴·통일

美전략자산 한반도 추가 배치하고

핵전력 운용서 韓 역할 확대 필요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다루는 데 특별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할 브랜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북핵 문제 대응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역내 패권을 두고 전략적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핵에 대한 양국 간 공동 대응은 구조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핵자산 전개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 등 확장 억제 강화가 매우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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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즈 교수는 “중국은 자국 국경에 인접한 북한이 핵을 통해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은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한국이 건재한 상태에서의 북한 정권 붕괴나 한반도 통일을 더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지금껏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충분히 압박하지 않았으며 조만간 이러한 상황이 바뀔 전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다자 간 대응의 틀이 막힌 상황에서 북한의 핵전력이 크게 강화돼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현실이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브랜즈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앞서 블룸버그통신에 기재한 칼럼에서 “미국 대통령이 서울을 보호하기 위해 시애틀을 희생해야 하는 지점에 도달하면 한국에 대한 핵우산 약속은 더 이상 그럴듯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랜즈 교수는 결국 한미가 현재 추진 중인 핵전략 공동 기획 등이 북핵 대응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재래식 전력에서 한국이 유리한 위치에 있는 만큼 북한 핵을 억제할 미국의 핵자산을 한반도에 속도감 있게 전개할 방법을 한미 양국이 함께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올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발표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한반도 유사시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고 핵잠수함 같은 미국의 전략자산을 역내에 추가 배치해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는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한국인들의 두려움은 매우 현실적이기 때문에 확장 억제 강화는 지속적인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적어도 (한미 양국이)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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