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철근이 무더기로 누락된 사건과 관련해 “국민 안전을 도외시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숴야 한다”며 사법 조치를 지시했다. 이번에 부실 무량판 시공 문제가 불거진 아파트 지하주차장 공사가 상당수 문재인 정부 시절에 진행됐을 것이라는 게 현 정부의 평가여서 이번 사태에 대한 수사의 여파가 전임 정부 관계 당국자들에게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안전은 돈보다 중요한 것”이라며 “관계 기관은 무량판 공법으로 시공한 우리나라의 모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조속히 추진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또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설계·시공·감리 전 분야에서 부실이 드러났다”며 “현재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 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건설 산업의 이권 카르텔이 지적되고 있다”고 환기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반카르텔 정부”라며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을 혁파하지 않고는 어떠한 혁신도, 개혁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LH 퇴직자가 민간 건설 업체에 재취업하는 ‘건설 산업 이권 카르텔’을 부실시공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번 부실시공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공교육 현장에서 교권이 침해되는 상황을 언급한 뒤 “교육부는 당장 올해 2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고시를 제정하기 바란다”며 신속한 교권 회복을 주문했다. 또 신림역 칼부림 사건으로 불거진 치안 문제에 대해서는 “사이코패스 범죄, 반사회적 성향에 따른 ‘묻지마식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 방안이 필요하다”며 법무부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