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인천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창업한 아이디어라이즈는 최근 건조 시간을 50% 단축할 수 있는 ‘통풍 옷걸이’를 기획·개발해 특허까지 출원했다. 문제는 시제품과 양산. 생산을 맡아줄 기업을 수소문했지만 좀처럼 파트너를 찾을 수 없었다. 기업 규모가 작다 보니 의뢰한 일에 대해 대금을 지불하지 못할까봐 손사래 치기 일쑤였다. 김학수 아이디어라이즈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사업을 접어야 하나 걱정하던 김 대표에게 한 지인이 산단공이 운영하는 ‘B2B 제조거래센터’를 소개해줬다. 김 대표가 센터에 상황을 설명한 후 며칠 지나지 않아 경기 화성시의 장운산업으로부터 제조를 맡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현재 아이디어라이즈는 시제품 제작을 마치고 본격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센터가 장운산업을 연결해주지 않았다면 시제품 제작조차 시작 못했을 것"이라며 “제조 파트너를 찾는 다른 기업들도 센터를 잘 활용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있지만 생산 능력은 부족한 기업들과 생산능력을 갖춘 제조 기업을 연결해주는 산단공의 B2B 제조거래센터가 중소기업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일 산단공에 따르면 센터는 2020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총 446건의 시제품 제작과 제품 양산 연계 실적을 기록했다.
센터는 예비 창업가나 벤처·스타트업으로부터 제품 제작 의뢰를 받으면 산단공 산하 1274개 산단 중 센터와 연계된 65곳 산단에서 해당 제품을 가장 잘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 연결해준다. 제조기업이 매칭되면 시제품과 양산을 위한 설계 컨설팅을 실시한다. 대량 생산을 위해 어떤 소재와 금형 구조를 선택할지 등을 두고 최대 10회 가량의 컨설팅을 진행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다. 이렇게 생산을 위한 밑그림이 잡히면 시제품 제작 비용도 최대 1500만 원 지원한다. 이후에는 크라우드 펀딩 최대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제품 사업화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된다. 산단공은 이 과정에서 최대 1000만 원 상당의 펀딩 게시물 홍보·디자인 작업을 대신 해준다.
센터는 이외에도 산단공의 전국 네트워크를 활용한 협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경남 창원에 있는 기업이 의료용 기구를 생산하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밀한 금속 소재 가공이 필요한 경우 금속 기업이 많이 있는 경기 안산시 반월시화국가산단에서 기업을 찾아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제조거래센터 사업 초기 기획단계부터 참여한 박성길 산단공 인천지역본부장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사업화를 위한 시제품 제작부터 어려움을 겪는 초기 창업 기업을 지원하고 각 산단 내 기업에게는 새로운 수요를 발생시키기 위해 사업을 기획했다”며 “ “아이디어는 있지만 생산 능력이 없는 기업들이 제조 능력을 갖춘 기업의 도움을 받고, 제조 기업은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하는 윈윈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와 공급 간 연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안정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