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쓰레기와 고독에 갇힌 어르신, 새 삶에 한 발짝

서울 공덕동주민센터, 10개월 걸친 어르신 설득 끝에 1톤 쓰레기더미 처리

서울 공덕동의 한 독거 어르신의 집이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사진제공=마포구서울 공덕동의 한 독거 어르신의 집이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사진제공=마포구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이 이혼 후 자녀와 형제 등 모든 가족과 관계가 단절된 채 집안 가득 쓰레기를 쌓고 혼자 살던 중 새로운 일상으로 한 발짝 발을 내디뎠다.



2일 마포구에 따르면 공덕동주민센터는 관내에 거주하는 독거 어르신의 병원 외래진료를 지난해부터 도와주면서 가정을 방문하게 됐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이 어르신은 2년 전 현재 살고 있는 다가구주택으로 이사한 후부터 현재까지 각종 음식물 쓰레기와 잡동사니를 버리지 않고 집안에 쌓아둔 채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건강상태가 취약했기 때문에 주거환경 정비와 일상생활 관리가 시급했지만 어르신은 주민센터의 복지서비스 제공을 거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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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0개월 가까운 동의 설득 끝에 어르신이 주거환경 개선을 희망하게 되면서 지난 5월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등록됐다.

이를 통해 주민센터는 지난달 31일 어르신의 집 안에 쌓인 1톤가량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었다. 작업은 통합사례관리를 주관하는 구청의 주민생활복지과, 저장강박증 가구의 청소를 지원하는 서울시 중앙주거안심센터 등과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또 마포구립장애인직업재활센터의 도움을 받아 특수방역 처리 등도 추가 진행할 예정이다.

이 어르신은 “집에 쌓여가는 쓰레기를 보면서 치우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건강상태가 점점 나빠지면서 치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저를 잘 모르는 분들이 큰 도움을 주셔서 이 고마움을 어떻게 갚아야할지 모르겠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공덕동주민센터는 앞으로 어르신에게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 일상생활관리, 요양등급 신청과 같은 각종 복지서비스를 추가로 연계할 계획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어르신들을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이해로 어르신의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역의 복지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꾸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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