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수익 채널을 다각화하기 위해 대형 증권사로는 이례적으로 일반인 대상 사모펀드 운용 사업에 직접 진출했다.
4일 금융투자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에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인가 등록을 마쳤다. 현재 자기자본 기준 국내 5대 증권사 가운데 일반 사모펀드 운용사 자격을 확보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2016년 가장 먼저 사모펀드 사업에 진출한 NH투자증권의 경우 2019년 관련 사업부를 NH헤지자산운용으로 분리 독립시키면서 인가를 넘겨줬다.
10대 증권사 사이에서는 2017년 12월 신한투자증권 이후 6년 만의 첫 인가 취득 사례다. 현재 일반 사모펀드 운용업에 진출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신한투자증권을 비롯해 교보·DS·리딩·신영·IBK투자·케이프투자·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9곳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같은 한국금융지주 산하에 사모펀드 운용업 자격을 갖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한국투자증권의 관련 시장 진출을 이례적인 결단으로 해석했다. 더욱이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2019년 이후 사모펀드 시장 내 잡음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최근 겸업 움직임은 주춤한 상태다. 앞서 금융 당국은 2015년 10월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 설립 기준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하고 2016년부터 증권사의 사모펀드 운용업 겸업을 허용한 바 있다. 2021년 10월부터는 사모펀드 분류 체계를 전문 투자형, 경영 참여형 등 ‘운용 목적’에서 일반·기관 전용 등 ‘투자자’ 기준으로 변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회사 내에서 일반 사모펀드를 직접 다루면서 최근 불거진 운용 지시 문제를 투명하게 관리하려고 인가 획득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기존 손익 차등형 펀드와 시너지 효과를 노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7일 고객이 선순위로,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비롯한 계열사가 후순위로 투자하는 손익 차등형 펀드 ‘한국투자글로벌 신성장펀드’를 선보인 바 있다. 이 펀드는 공모형 사모펀드(사모 재간접 펀드)로 인공지능(AI)·반도체·전기차·바이오 등 7개 사모펀드에 투자한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운용으로 고유 자산 관리의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한국투자신탁운용과는 다른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