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네이버와 카카오(035720)는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내내 인공지능(AI)를 언급했다. 이달 네이버의 초거대AI 공개를 시작으로 두 회사는 각종 AI 기술과 서비스들을 연이어 선보인다. 각자 본연의 사업 영역인 검색과 메신저에서 점유율 하락과 빈번한 장애 등 위기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AI를 통한 분위기 반전과 수익성 확대를 이뤄낼지 관심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24일 AI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들을 출시해 수익화에 나설 계획이다. 전날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 4079억 원, 영업이익 372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네이버는 생성형 AI를 기존의 서비스들과 접목해 이 같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전날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오는 24일에 예정된 DAN(단) 컨퍼런스에서 생성형 AI 전략의 근간이 되는 차세대 백본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서비스인 ‘클로바 X’가 정식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에는 AI 기반의 차세대 검색 서비스 ‘큐:(Cue:)’를 PC 베타 버전으로 서비스한다. 큐:는 쇼핑, 로컬, 광고 등 여러 버티컬 서비스와 융합해 복잡한 긴 질의에도 검색 결과를 요약해 상품, 음식점 등을 추천할 수 있다. 최 대표는 “B2C의 경우 검색 서비스이기 때문에 LLM을 도입해서 이용자들의 질의를 잘 해석하고 그에 따른 답변도 잘 요약하거나 외부 서비스와 연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면 이용자 경험 효과 증대가 광고 매출 등 서비스 만족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B2B의 경우에는 좀더 이른 시기에 매출적 관점에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저희의 역량을 이 부분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AI 기술·상품을 기업에게 제공하며 수익성 극대화를 노릴 것임을 드러냈다.
AI 사업 성공 여부는 지난 3일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에게 더 중요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2조 425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감소한 1135억 원을 기록했다. SM 인수 관련 비용, AI 및 데이터센터 다중화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로 영업비용이 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카카오는 10월 이후에는 AI LLM ‘코GPT 2.0’을 선보인 뒤 카카오톡 비즈니스 서비스와 접목해 매출 반전을 꾀할 전략이다. 홍은택 대표는 3일 콘퍼런스콜에서 "코GPT 2.0은 애플리케이션 단에서 파인튜닝을 통해 검증을 하고 있으며 파라미터 수로 보면 60억, 130억, 250억, 650억개까지 다양한 크기 모델을 테스트하면서 비용 합리적인 AI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며 비용 측면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특히 카카오톡과 AI를 접목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데, 먼저 일반 이용자나 비즈니스 파트너와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배달·여행·숙박 업종 등에서 지원이나 상담 예약 등이 필요하면 AI를 이용해 이용자들에게 더 좋은 선택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기술 개발에 있어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으며 수익성 악화 우려를 사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아무리 투자금을 늘려도 해외 빅테크 규모에 미칠 수 없다는 자조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 기업이 하반기부터 AI를 통한 수익화를 이뤄낼지도 주목된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일 진행된 컨콜에서 “2017년부터 AI 인력을 확보하고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며 “누적으로 다 계산해보면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지난 몇 년간 많이 구매했기 때문에 내년도 GPU만을 위한 CapEx(자본적지출)는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은 저희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모델을 소화하기 위해서 지난해만큼의 투자는 불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도 AI 투자비용이 올해 하반기 정점을 찍고 내년에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는 지난 3일 컨콜에서 “하반기에도 AI 관련 인력 증가와 현재 집중 개발 중인 차세대 인프라 구축이 확대되면서 특히 상반기 대비 하반기 카카오브레인 손실 규모는 커질 것”이라 말했다. 또 “올해는 전년 대비 50% 가까운 인프라 비용 증가가 있다”며 “올해 하반기 AI 투자가 많이 이뤄지면서 인프라 비용이 정점에 달하고 내년에는 인프라 비용이 안정화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제공하는 AI 학습·추론 관련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을 확대하면서 집행되는 투자비용을 내재화해 투자 효율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