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美, 중국 반도체·AI 투자 규제…기술 초격차와 인재 육성이 활로


미국 정부가 이르면 8일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 기업의 대(對)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부터 미국 기업의 반도체 및 인공지능(AI)·양자컴퓨터 등에 대한 중국 투자를 전면 금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안보와 직결된 첨단산업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통제하고 중국 테크 기업의 자금줄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정부의 행정명령은 미래 첨단산업에 대한 제재로 중국의 ‘기술 굴기’를 막고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엔비디아와 AMD 등에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미 정부가 이제는 중국에 대한 전면적 투자 제한으로 글로벌 기술 패권의 고삐를 더욱 조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미국의 제재 강도가 높아질수록 한국 등 동맹국의 대중 투자 제한 동참 요구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미국 하원의 마이크 갤러거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기업의 대중 투자 제한 행정명령에 관해 동맹국에도 유사한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타격을 받은 우리 기업들이 또다시 중국 투자 제한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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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초격차 기술 개발과 고급 인재 육성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세제·금융·예산 지원과 규제 혁파 등 전방위로 뒷받침해야 한다. 또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우수 인력 양성을 서둘러야 한다. 반도체 산업 부흥을 추진 중인 일본과 대만 등은 대학에 반도체 전문학과를 앞다퉈 설립하고 일반 개발직 직원들에게 자사주까지 지급하며 인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한미 양국이 안보·경제·기술 동맹으로 격상하기로 합의한 만큼 우리 정부는 미국의 조치로 한국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윈윈 해법을 찾는 촘촘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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