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을 견뎌오며 ‘생존게임’이라는 지적을 받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에서 본격적인 잼버리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조직위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예방·대응을 위한 실무 협의체’를 운영해 지난 6월까지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코로나 대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추가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8일 서울경제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전북경찰청 경찰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새만금 세계잼버리가 시작도 하기 전인 7월 30일부터 영지 부근에서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7월 30일 오후 1시 영지의 고구려허브 주변에서 성명불상의 외국인 여성 참가자 2명이 외곽순찰 중이던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탈수 증상을 호소해 경찰이 차량 내의 생수를 제공하고 영지 내에 위치한 응급의료소로 후송 인계했다.
다음날인 7월 31일에도 오후 4시 경 웰컴센터 입구 산단삼거리에서 폭염으로 인한 탈수 증세와 열사병 증상을 보이며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119 구급대의 지원을 요청하고 후속 조치했다.
개영 후인 8월 1일부터도 지속적으로 폭염으로 인한 탈수와 열사병 등을 호소하는 대원들이 발견돼 경찰 조치가 이어졌다. 8월 3일에는 룩셈부르크 외국인 여성 참가자(16)가 온열질환으로 인해 호흡곤란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오후 10시에 시작됐던 잼버리 개영식에서는 총 8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소방은 이에 대해 ‘잼버리 개영식 행사 중 밀집된 인원이 장시간 고온 노출되어 온열 환자 발생’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 대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직위는 개영 전 코로나19 등 ‘감염병 예방·대응을 위한 실무 협의체’를 운영하며 감염병에도 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1일 “폭우·폭염 대비에 비해 감염병 대비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며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영외 활동지와 이동차량 등 소독용품 비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후 조직위와 각 지자체 등을 상대로 소독용품을 비치하도록 협조 요청해 조치가 완료됐다.
용혜인 의원은 “잼버리 대회 공식 개영 이전부터 위험 신호가 지속되고 있었는데도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은 조직위의 커다란 실책”이라고 말했다. 용 의원은 “날이 갈수록 현장에 배치되는 경찰 경력이 폭증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와 전북도의 잼버리 대회 준비와 협조가 미흡해 사전에 협의된 경찰 인력으로는 턱 없이 부족했던 대응 실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잼버리 대회의 사전에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철저하게 조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