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4D) 이미징레이다 전문 기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이 코스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희망 가격 범위(5800∼6800원)를 한참 초과한 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적자 기업임에도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 솔직한 성장 전망 등을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8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희망가 상단보다 17.6% 높은 8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공모가 기준으로 상장 조달 금액은 약 178억 원, 시가총액은 약 1190억 원이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922개 기관이 참여해 18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투자가의 전원이 6800원 혹은 이를 넘는 가격에 주문서를 써냈다.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물량은 전체 주문량의 약 7%였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상장 주관사인 대신증권(003540)을 통해 10~11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 뒤 2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이번 기업공개(IPO)가 올 특례상장을 추진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상당수 특례상장 추진 기업들이 금감원에서 미래 매출 추정치가 과다하다는 지적을 받고 몸값을 줄인 데 반해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현실적인 계획을 제출해 당국의 ‘현미경 심사’를 손쉽게 통과했다. 지난해 매출 40억 원, 영업손실 51억 원을 기록한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4D 이미징레이다 제품을 판매하면서 매출은 461억 원으로 늘고 영업이익은 74억 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82억 원, 169억 원으로 전망했다.
공모가도 대폭 낮췄다. 공모가 산출 과정에서 주당 평가액에 적용한 할인율을 42.24~50.73%로 제시해 202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 전형으로 상장한 기업들의 평균치인 29.66~43.44%보다 높게 잡았다.
기업설명회(IR)에서 상장일 유통가능물량 비율이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26.92%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린 점도 수요예측 흥행에 힘을 보탰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매도 가능 주식을 보유한 기존 외국계 투자자 일부가 국내 자본시장법에 익숙지 않아 매매 거래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데 차질을 빚은 탓이다. 실제 상장일 유통가능물량 비중은 전체의 23%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 관계자는 “국내 상장사 중 비교 그룹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실적과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한 것이 유효한 전략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