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단지 중 일부를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현황판 취합도 못하면서 이러고도 조직 존립 근거가 있냐”며 LH를 질타했다.
9일 LH에 따르면 경기 화성 비봉지구 A-3BL 단지 등 10곳이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으나 LH는 지난 5월부터 실시한 안전점검 대상에서 이 아파트를 빠뜨렸다. LH는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단지 91곳을 전수조사해 이 중 15곳 단지에서 철근 보강이 누락된 것을 발견했다. 이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아파트가 더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이날 10곳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힌 것이다. 점검에서 누락된 10개 단지 중 미착공 단지는 3곳(1141가구), 공사 중인 단지는 4곳(2534가구), 준공된 단지는 3곳(3492가구)이다. 분양주택은 1871가구, 임대주택은 5296가구로 총 7167세대다.
LH는 이날부터 이들 단지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한준 LH사장은 “당초 설계정보시스템에 472곳의 단지가 등록됐고 이 중 91개 단지의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걸로 파악해 전수조사에 나섰는데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단지가 16개가 있었고 이 중 10곳에 무량판이 적용된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LH는 안전점검에 2주 정도 걸리며 점검 이후 문제가 있는 단지명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LH는 민간참여사업 방식을 적용한 41개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들 단지는 LH의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원 장관은 단지를 누락한 LH를 강하게 비판했다. 원 장관은 “자정 기능이 빠진 LH를 누가 신뢰할 수 있겠나”고 격노했다. 이어 “LH사장은 왜 5월 초에 (단지가) 제대로 취합되지 않았는지, 이후에도 문제점이 발견됐는데 그 즉시 자정기능에 의해서 시정을 못했는지, 이런저런 논리를 대면서 모면해 보려고 했는지 철저히 원인규명 하고 해당자는 인사조치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원 장관은 이날 열린 ‘LH건설현장 감리실태 점검회의’에서 감리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감리 현장에 활동성이 높은 30~40대 감리원을 의무 배치하고, 부실발생 가능성이 높은 주요구조부에 대해 국가차원의 도면작성 표준을 마련하자는 대책들이 언급됐다. 원 장관은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국경만 넘어가면 해외에서 감리 인력을 2~3배 투입해 수주를 싹쓸이 해오는데 국내에서는 부실 감리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감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