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으로 사회적 공분이 고조되며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전북도의원과 부안군의원이 견학과 해외 연수를 강행한다는 소식이다. 게다가 수해 복구도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일정을 소화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9일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도의원 18명은 오는 14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울릉도와 독도로 견학을 떠나려고 했다. 전체 도의원 39명 중 절반에 가까운 18명이 견학 신청을 했다. 경비는 1인당 40만∼50만원을 책정했다.
견학을 주도한 A의원은 "경북도의회에서 이번 광복절에 독도를 못 간다고 해서 그러면 우리 전북도의회라도 가서 독도가 일본 다케시마가 아님을 보여주려고 했다"면서 "당초 22명이 신청했는데 4명이 빠졌다"고 해명했다.
그는 연합뉴스의 취재가 시작되자 "절대 놀러 가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여론이 그렇다면 일정을 전면 취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부안군의회는 해외로 '크루즈 연수'를 확정했다. 군의회에 따르면 부안군의원 10명 전원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3박 4일간 싱가포르와 말레시아로 크루즈 출장을 떠난다. 항공·숙박비와 크루즈 여행 비용 등 4000여만원은 모두 군비로 부담하기로 했다.
군의회는 "크루즈항 여건과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분석하기 위한 연수"라면서 "연수 보고서는 정책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새만금 잼버리 파행으로 각종 감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사태 수습을 뒷전으로 한 의회 행태에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전북도 한 공무원은 "오늘도 공무원들은 잼버리 현장으로 쓰레기를 주우러 간다"며 "챙겨야 할 현안이 산적한 데 민생은 뒷전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잼버리 대회의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의 김현숙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관련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가 브리핑 10분 전 돌연 취소했다. 당초 김 장관은 대회 운영 상황과 체험 프로그램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대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진행했다.
청소년 정책 주무부처 장관으로 이번 잼버리 대회를 준비해온 김 장관에 대해서는 잼버리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회가 마무리되는 대로 대통령에게 김 장관 해임안을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이날 여야는 오는 25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김 장관과 여가부의 책임을 묻는다는 데 합의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도 오는 16일 임시국회 첫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 장관을 불러 현안질의를 진행한다.
여야는 이 자리에서 정부를 상대로 잼버리대회 파행 사태와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등 수해 책임을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