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상반기 나라살림 83조 적자… 연간 100조 넘기나

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8월호

한달만에 적자 규모 30조 증가

올 관리재정수지 목표 -58조 넘겨

세수펑크로 하반기 더 늘어날듯

기재부 사옥 전경-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제공]기재부 사옥 전경-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제공]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상반기에만 83조 원 적자로 나타났다. 정부가 올해 예산을 편성하며 잡았던 연 58조 원 적자를 넘었다. 점점 더 커지는 ‘세수 펑크’에 올해도 또 100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천명한 ‘긴축 재정’으로의 기조 전환이 무색한 결과다.

10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 동향 8월호’에 따르면 6월 말 누계 총수입은 1년 전보다 38조 1000억 원 감소한 296조 2000억 원, 총지출은 57조 7000억 원 줄어든 351조 7000억 원으로 통합재정수지는 55조 4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해 실질적인 나라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83조 원 적자였다. 올해 전체 관리재정수지로 58조 원의 적자를 예상했는데 상반기에만 이보다 더 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통상적으로 2분기에는 주요 세입이 적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연중 가장 심화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경기 침체로 8월 법인세 예납분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자 폭은 하반기에 더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역대 최악인 117조 원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에 101조 9000억 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하반기 적자는 15조 1000억 원을 기록해 적자 폭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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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난 재정 적자의 배경에는 크게 감소한 국세 수입이 있다. 정부가 상반기 세금으로 거둬들인 국세 수입은 178조 5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9조 7000억 원이나 줄었다. 국세 수입 진도율은 44.6%로 전년 동기(55.1%)보다 10.5%포인트 낮다. 세외수입 역시 한은 잉여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 2000억 원 줄었다. 반면 기금 수입은 보험료 수입 증가로 1년 전보다 4조 8000억 원 늘었다.

부족한 재정은 빚으로 메우고 있다. 상반기 중앙정부 채무는 1083조 4000억 원이다. 지난해 결산 채무(1033조 4000억 원) 때보다 빚이 50조 원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지방정부 채무 34조 2000억 원을 더하면 국가채무는 1117조 6000억 원인데 올해 말 나랏빚 예상치인 1134조 4000억 원까지 20조 원도 남지 않았다.

문제는 이 같은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의 악순환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법인·자산세 부진 등 세수 펑크를 고려하면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00조 원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여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연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관리재정수지는 2020년 이후 3년 연속 100조 원 수준의 적자가 이어졌다. 국가채무도 매년 100조 원씩 늘어나고 있다. 재정 건전성 악화를 막을 재정준칙은 국회에서 여전히 잠들어 있다.


세종=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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