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의 비효율성을 혁파하기 위한 개선안을 이달 발표한다. 나눠 먹기식 사업,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된 사업은 과감하게 구조 조정하고 국가 연구기관 간 통폐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당정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과학기술 발전에 독소적 요소인 총체적 R&D 예산 비효율과 카르텔을 제대로 혁파할 것”이라며 “이달 정부가 ‘R&D 비효율 혁파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2024년도 R&D 예산 배분·조정안’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당정은 문재인 정부 때 R&D 예산이 20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급증하는 과정에서 단기 현안 대응성 지원, 특정 단체 쏠림 등 R&D 예산 전반의 비효율성이 크게 늘었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R&D 사업 수는 2019년 700여 개에서 올해 1200여 개로 증가했고 2021년 기준으로 과제 수는 7만 5000개에 달한다. 이처럼 정부의 씀씀이는 커졌지만 2015~2019년 R&D 정책자금을 15회 이상 중복 지원받은 기업이 106개에 달하는 등 관리는 방만하게 이뤄졌다.
당정은 단순 보조 형식의 지원 사업, 예산 뿌려주기식 사업, 카르텔화된 사업 등은 철폐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또한 범부처 통합 연구 지원 시스템인 아이리스(IRIS)를 활용해 중복 지원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전략적 지원을 펼치기로 했다.
국가 연구기관의 통폐합 방안도 검토된다. 박 의원은 “연구기관 간 유사한 기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통폐합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며 “지금부터 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도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국가 임무 중심형 전문 연구기관으로의 전환과 경쟁형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8월 임시국회 첫날인 이날 국민의힘은 공정거래위원회와도 회의를 갖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부실 시공 문제를 논의했다. 철근 누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부당 하도급 거래 등을 직권 조사하고 있는 공정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15개 LH 아파트 단지 중 감리 용역 사업자 선정 입찰이 있었던 10대 단지를 대상으로 담합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여당은 건축물 안전을 규율하는 법안이 건설기술진흥법·주택법·건축법 등으로 흩어진 상황을 고려해 건축 구조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제정법의 필요성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