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그룹이 책임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기 위해 섹터장급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했다. 자동차와 건설 섹터장에 책임과 권한을 확대 부여해 격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응한다는 취지다. 정몽원 HL그룹 회장은 미래 사업과 인적자원(HR)혁신에 집중한다.
17일 HL그룹에 따르면 조성현 자동차 섹터장 겸 HL만도(204320) CEO 수석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HL그룹 인사에서 8년 만에 나온 부회장 승진 발령이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석사 과정을 밟은 조 부회장은 1986년 엔지니어로 HL그룹에 입사했다. 연구개발실에서 근무하던 그는 미국·독일 등 해외에서 20년 가까이 활약하며 37년 회사 생활 중 절반이 넘는 기간을 영업 현장에서 뛰었다.
2021년 12월부터는 자동차 섹터장 겸 HL만도 CEO를 맡아왔다. 브레이크·스티어링·서스펜션 등 HL만도의 3개 사업 부문(BU)을 총괄하며 자율주행 전문 기업 HL클레무브, 모터 제조사 만도브로제에 이르기까지 HL그룹 자동차 섹터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주차 로봇 등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홍석화 건설 섹터장 겸 HL디앤아이한라 CEO 사장은 수석사장에 승진 임명됐다. 지난해 10월 건설 섹터장 겸 HL디앤아이한라 대표에 취임한 홍 수석사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경기 위축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HL디앤아이한라의 도약을 주도해왔다.
홍 수석사장은 건설 섹터 계열사 목포신항만운영, HL에코텍, HL로지스앤코 등을 관장하고 있다. 특히 정몽원 HL그룹 회장은 그간 맡아온 HL디앤아이한라 사내이사를 사임하고 홍 수석사장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업계의 침체된 분위기를 타개하는 것이 건설 섹터의 최대 과제인 만큼 전문 경영 CEO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이다.
정 회장은 HL홀딩스(060980)·HL만도·HL클레무브 등의 사내이사직만 유지하며 그룹 제3섹터 창출을 위한 미래 사업과 HR 혁신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HL만도 신사업 조직 등은 그룹에 통폐합되고 그룹의 미래사업실이 확대 재편된다. 외부 인재 영입, 내부 인재 발굴 등 핵심 인재 육성 역시 그룹 인사혁신실이 추진한다.
향후 각 계열사의 주요 이슈는 지주사를 중심으로 결정된다고 HL그룹은 설명했다. 정 회장은 급변하는 세계 시장 환경 속에서 글로벌 고객과의 스킨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