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이에게 '왕의 DNA'가 있다며 교사에게 갑질을 한 교육부 5급 사무관의 사건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사무관에게 ADHD 아이의 치료법을 전수한 사설 연구소가 논란이 됐다.
지난 10일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세종시 한 초등학생의 학부모인 A사무관은 지난해 10월 자녀의 담임교사인 B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신고 직후 교체된 새 담임교사 C씨에게는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 해달라', '하지 마, 안돼, 그만과 같이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 '극우뇌 아이니 안사 강요하지 말라' 등 부당한 요구를 담은 글을 보냈다.
A사무관이 요구한 교육법의 출처는 특수아동을 약물 없이 치료한다는 한 사설 연구소다. 해당 연구소는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우뇌가 특별히 발달했다고 주장하며 그들을 '극우뇌'라고 표현한다.
연구소는 ADHD 판정을 받은 아이들을 ‘왕자 또는 공주 호칭을 사용해 우월한 존재임을 확인시켜주기’ 등의 교육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공부하기 싫다는 아이에게 “공부해”라고 말하는 대신 “동궁마마 공부하실 시간이옵니다”라고 하면 더 잘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주장에는 의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15일 보도된 JT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의학적으로 하는 건 아니니까 그 행동이나 능력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의에서 ADHD 치료를 위해 약을 먹이는 것은 차선책이라며 "(아이의) 재능이 숨는 단점, 부작용이 있고 자기 편의만 고려하는 담임선생님들이 좋아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또 "극우뇌한테는 '안돼. 야 하지 마' 이런 얘기 절대 하면 안 된다", "이 아이들한테는 찬 음식이 유익하다. ADHD 아이가 찬 것 먹고 배탈 나는 거 봤냐", "밀가루 음식이 성정이 차다. 빵, 국수, 피자, 라면, 과자 이렇게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게 좋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물을 괴롭히거나 생명을 뺏어도 극우뇌의 특징이니 제지하지 말고, 하루 종일 게임을 하든 뭘 먹든 관여하지 말라고 부모에게 가르쳤다.
김씨는 자신의 교육법이 논란이 되자 지난 14일 연구소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려 "'왕의 DNA'라는 말은 '아이가 천재 끼가 있네요'라는 말과 비슷하게 덕담 수준으로 쓰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씨는 "단어 하나로 이토록 유명해지다니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며 "'왕의 DNA'라는 단어에 그렇게 분노하신 게 맞다면 하나 묻겠다"며 "제가 어느 집 아이에게 '얘가 왕의 DNA를 가졌네요. 잘 키워주세요'라고 했다면 그게 다른 이들의 자녀가 보잘것없는 백성, 평민, 졸개라는 뜻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왕의 DNA'라는 표현은) 부모에게 주는 미션"이라고 해명하며 "타인에 군림하라는 뜻이 아니라 부모님이 손수 사회에 적응하는 아이로 만들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