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새로운 리스크의 부상과 보험사의 과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얼마 전 미국의 대형 보험사인 스테이트팜과 올스테이트가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를 이유로 캘리포니아 지역 신규 주택을 대상으로 한 주택화재보험의 상품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과거 포항 지진 이후 보험사들이 해당 지역에 관련 상품 공급을 중단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갑작스러운 중단은 보험 보장의 공백을 불러오며 관련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고객의 불편함과 함께 불안감을 키우게 된다.



보험사들은 상품을 만들 때 면밀한 리스크 평가와 이에 기반한 프라이싱(pricing)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로 급작스럽게 상품 공급을 중단하기도 하며 최근에 그러한 일이 잦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보험 업계에서는 이상기후나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현재 평가 방법이 해당 리스크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마디로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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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보험사들은 다양한 보험 신상품을 출시해 변화하는 리스크를 보장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의 스미토모생명은 폭염과 관련된 열사병 특화 보험을 출시했고 인도 인슈어테크사는 폭염으로 인한 경제활동 제약으로 수입이 감소하는 것을 보상하는 날씨 지수형 보험을 선보였다. 이런 노력은 산업 발전 및 고객 모두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편익을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뉴노멀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리스크 예측과 관리 역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강조되고 있다.

사실 새롭게 등장하는 리스크는 평가를 하기에 여전히 데이터가 부족하고 측정 모델 설계에도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보험사들이 먼저 자연재해 등 새롭게 등장한 리스크를 연구하는 기관 및 스타트업과 협업해 정교한 평가 체계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새로운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인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담보력 제공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현재 국내의 새로운 보험 리스크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가진 자체 자본을 통해서만 담보력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보험연계증권(insurance-linked securities), 정부 지원 펀드 등 자연재해 혹은 산업 변화에 따른 새로운 리스크에 대해 추가적인 담보력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 보험연계증권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 만큼 가까운 미래에는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보험사들은 연구기관이나 스타트업·정부와 협력해 리스크 평가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와 더불어 다양한 담보력을 제공하는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보험사들이 보장 공백을 줄여 비가 올 때 우산을 빼앗지 않는 견고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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