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30 저신용자 1년새 2만명 늘어…고금리·경기위축에 빚 굴레 악순환

신용평점별 차주 분석

6월 52.7만명…전년보다 3.9%↑

상환능력 떨어지며 연체율 높아져

불량률도 20대 80%까지 치솟아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저신용자 수가 늘고 있다. 특히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청년층이 빚에 허덕이면서 신용 평점이 낮아지고 연체율은 높아지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신용 평점별 차주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30대 저신용자(신용 평점 600점 미만) 수가 올해 6월 기준 52만 742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50만 7712명에 비해 3.9%(1만 9713명) 증가한 수치다. 전체 20~30대 차주 가운데 저신용자 비중도 1년 새 3.13%에서 3.29%로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고신용자(신용 평점 850점 이상) 수는 760만 8613명에서 765만 157명으로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중신용자(신용 평점 600점 이상 850점 미만) 수는 811만 3899명에서 783만 5504명으로 3% 이상 줄었다. 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30세대에서 고신용자 수가 다소 늘기는 했지만 중신용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경기가 침체가 이어지고 젊은 층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괜찮았던 중신용자들마저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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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의 불량률은 더욱 심각해졌다. 불량률은 측정 시점 전 1년 동안 90일 이상 연체해 한국신용정보원에 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된 비율을 의미한다. 신용 평점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나 20대 불량률은 최대 80%까지 치솟았다. 올해 6월 기준 20대 차주 중 신용 평점 400점 미만인 차주의 불량률은 80.9%로 전년 동기(76.7%) 대비 4.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20대 중 신용 평점 400점 미만인 100명 중 80명 이상이 대출을 받은 후 상환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전 세대 및 전 신용 평점에 걸쳐 불량률이 80%를 넘은 것은 20대가 유일하다. 400점 이상 500점 미만인 20대의 불량률은 같은 기간 61.2%에서 66%로, 500점 이상 600점 미만은 29%에서 36.4%로, 600점 이상 700점 미만은 10.7%에서 13.7%로 높아졌다.

불량률은 20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서도 악화됐다. 30~60대 중 신용 평점 400점 미만일 경우 모두 불량률이 70%대였고 400점 이상 500점 미만은 60%대, 500점 이상 600점 미만은 20~30%대였다.

이처럼 저신용자 수가 증가하고 채무불이행으로 불량률이 오른 것은 경기 침체와 함께 높아진 대출 금리 부담으로 제때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득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부족한 젊은 층의 연체율은 다른 세대보다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및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20대 연체율은 0.44%로 30대 0.17%, 40대 0.21%, 50대 0.20%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도 20대 연체율이 높지만 시계열로도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젊은 세대의 낮은 신용 평점과 높은 불량률이 업계 전반에 걸쳐 연쇄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 평점에 상관없이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최대 100만 원을 빌려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의 경우 젊은 세대의 미납률이 가장 높았다. 만 19세를 포함한 20대 중 소액생계비대출을 받은 9244명 중 1177명이 이자를 미납했다. 이들의 미납률은 21.7%로 30대(10.6%), 40대(8.1%), 50대(5.9%), 60대(4.0%), 70대 이상(4.6%) 등과 비교해 높았다.


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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